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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이사를 하고 부모님이 서진이를 데려가셨다.

그리고 거의 일주일만에 장성에 내려갔다.

내려가서 서진이를 보고 순간 깜짝 놀랐다.

내 딸이라고 하기엔 너무 예뻐서였다.

서진이는 정말 예쁘게 자라주는 것 같다.

별 고생도 하지 않고 이렇게 예쁜 딸을 거저 얻는 것 같아서 미안할 정도다.

물론 앞으로 고생을 많이 하게 되겠지...

서현이도 총명하게 생겼다고 할까. 눈이 초롱초롱하고 정말 영리해보인다.

집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면 너무나 예쁘다.

가끔은 남자아이 같기도 하고, 촌티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또 어떤 때는 너무나 예뻐서 역시 놀라곤 한다.

이렇게 예쁜 두 딸이 아직까지는 아빠를 좋아해주고 있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장성에서는 날씨가 추워 집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어제 주영이, 서진이와 산책을 나섰다가 문득 썰매를 타고 싶어졌다.

썰매를 들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뒷산에 올랐더니 천연 썰매코스가 있다.

에버랜드 못지 않은 썰매코스인데, 조금은 더 거칠고 위험하다.

그래서 더 재미있을 수도 있는데, 서진이는 재미있지만 무섭다며 세번 정도 타더니 그만 타겠단다.

마지막에 내려올 때는 휴대폰으로 촬영을 했는데 꽤나 실감나는 영상이 되었다.

부모님 집이 자연 속에 있어, 아이들에게 힘들이지 않고 자연체험을 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 아침에는 마당에서 서현이 썰매를 태워줬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어리둥절한 것 같았다.

더군다나, 눈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차가운 눈이 얼굴이나 손에 닿는 것도 조금은 두려워하고,

눈 위를 걷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곧 익숙해져서 서현이도 즐기기 시작했다.

서진이까지 함께 나와서 놀기 시작하자 차가운 것도 잊어버리고 눈 위에서 신나게 놀았다.

장갑도 아마 거의 처음 껴 본 것이라 장갑을 낀 채로는 나뭇가지가 잘 손에 쥐어지지 않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래도 이 낯선 체험이 꽤나 즐거웠나 보다.


오늘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서진, 서현 둘이 함께 있어서 다행이다.

서현이가 아직 어린데도 둘이서 어울려 잘 논다.

서진이는 자기 싫다며 11시가 거의 다 되도록 엄마아빠와 함께 놀았다.

새해에도 둘 다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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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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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드디어 우리 집으로 이사를 했다.

집주인은 여전히 싸이코처럼 군다.

이사하는 날 집에 와서는 욕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스티커를 떼고 가라고 하더니,

어차피 이사하면서 다시 떼었다 달아야 하는 중문을 제대로 바꿔달라고 하질 안나, 문 사이에 빛이 들지 않도록 붙여놓은 스티커도 떼고 가라고 한다.

인테리어를 새로 할 거라고 하면서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을 보면 그냥 우리를 괴롭히고 싶은 모양이다.

그런 집주인 덕분에 우리집에 들어가는 기분이 한결 더 상쾌하다.

이제는 그런 꼴을 당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살 것만 같다.

집은 새 집이라 깨끗하기도 하고, 최신의 기술들이 적용되어 고급이기도 하고, 위치도 좋고, 경치도 좋고 거의 모든 면이 이전 집보다 낫다.

단점이라면 자연드림이 근처에 없고, 아직 입주기간이라 어수선하고, 소아과도 아직 없고, 편의시설도 아직은 부족하다.

가장 좋은 점은 둘 다 학교가 가깝다는 것이다.

주영이는 걸어서 10분, 나는 약 30분이면 갈 것 같다.

그저께 아침에 차가 없어서 버스를 타러 갔다가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그냥 무작정 걸었는데, 이리저리 헤매었음에도 불구하고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서진이도 새집이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집이 좋다고 무척 신이 났다.

서현이는 아침에 일어나더니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모님 댁에 가서 잠이 든 체로 새 집에 왔기 때문에, 여기가 새집인지 모르고 깨어났다.

집 구조가 비슷한 덕에 처음엔 잘 몰랐었는데, 서재로 가려고 해도 문이 없고, 예전 부모님 방에서 서진이 방으로 가려고 해도 문이 없어서 어리둥절해 하는 것 같았다.

이제 우리 집에서 살게 되는 것인데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나도 집 구조가 비슷해서 다른 일을 하다보면 잊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부엌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이사하는 분들이 무척이나 세심하게 정리해준 덕에 할 일이 별로 없다.

원래는 한 일주일 정도 정리하느라 시간을 보낼 것 같았는데, 따로 정리할 것이 없어 무척이나 편하다.


부모님께서 금요일에 올라오셨다.

아버지가 예전과 달리 무척 피곤해 보이시고 얼굴이 좋지 않으셔서 걱정이다.

하지만 서현이가 워낙 애교덩어리라 조금은 피로를 잊으신 것 같았다.

그동안 서현이가 부쩍 자라서 이제는 제법 잘 논다.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면 춤을 따라 추면서 노래를 흥얼거린다.

서진이와는 달리 서현이는 하루 종일 유쾌한 편이고, 춤이나 노래도 훨씬 좋아한다.

서진이가 뭔가 하나에 몰두하는 편이라면 서현이는 이것 저것 관심도 많고 심각하기 보다는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애교도 많고 노는 것도 좋아한다.

둘의 공통점이라면 둘 다 호기심이 많고 장난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보고 있으면 뭐 더 장난칠 것이 없나 하고 집안을 뒤지고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정말이지, 서진이와 서현이를 보고 있으면 가슴에서 사랑이 마구 솟아나는 것이 느껴진다.

서진이가 부모님과 함께 광주에 간 덕에 오늘은 서현이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서현이는 아빠를 너무나 다정하게 부른다.

목소리 하며 그 톤이 어린아이답지 않게 다정하다.

같이 조금 놀면 쉽게 깔깔거리며 웃고 작은 일에도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기 때문에,

정말 같이 놀아주는 보람이 있다.

서진이도 그렇지만 서현이도 우리 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아이들이 장난치는 것을 보면 야단은 치지만, 싫지는 않다.

오히려 호기심 많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 마음에 쏙 든다.

두 아이 모두 모든 면이 너무나 마음에 들고 너무나 사랑스럽다.

둘 다 조심스러우면서도 대담하고,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고집이 세다.

그리고 유쾌하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정말 어디서 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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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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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장이 서현이

육아일기 2012. 10. 14. 22:35

서현이가 부쩍 말이 많아졌다.

가끔은 정말 말을 하는 것처럼 착각이 들 때도 있다.

우연이겠지만 마치 알고서 대답하는 것처럼 뭔가 말이 되는 듯이 들리는 말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응"하고 대답을 하는 버릇이 생겨서 마치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전히 음악이 나오면 춤추는 것을 좋아하고,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하고, 겁이 없다.

오늘도 광교호수공원에서 엄마 아빠가 어디 있는 지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자기 가고 싶은 곳으로 어디든 걸어갔다.

조금만 한눈을 팔면 어디론지 사라져버릴 것만 같다.

그저께부터 열이 나고 아파서 힘들어하고 있는데, 빨리 낫기만 바랄 뿐이다.

오늘은 아빠랑 많은 시간을 보내서였는지 아빠한테 특히 친하게 굴었던 것 같다.

내 옆에 계속 붙어서 종알종알 떠들기도 하고, 내가 앉아 있으면 내 무릎 위에 여러번 척하니 앉기도 했다.

내가 화장실에 가거나 밖에 나가면 따라와서 지켜보거나 자기를 두고 가지 말라는 듯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최근에는 아침마다 아빠한테 안겨있는 것이 좋아졌는지 내가 커피를 끓이거나 다른 일들을 하고 있으면 와서 안아달라고 두 팔을 벌린다.

신기하게도 서현이를 안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근심이 사라지는 듯 하다.


서진이는 며칠간 계속 떼를 쓰다가 오늘 저녁에야 조금 순해졌다.

뭐가 기분이 나빴는지 하루 종일 성질만 부렸다.

청소할 때는 혼자놀기 힘들다고 성질 부리고,

어제밤에는 차에서 집에 안들어가겠다고 성질 부리다, 엄마가 옷을 차려입고 다시 데리러 와야 한다고 성질 부리고,

등등 한 두시간은 떼를 썼던 것 같다.

그러더니 오늘 저녁에 빨래를 개고 있는데 옆에 와서, 오전에 청소할 때 안 도와줘서 미안하다며 

빨래 개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더니 자기 바지 두 개랑 수건 하나를 갰다.

서진이가 그래도 아직까지 순수한 점은, 자기 잘못을 순수히 인정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자기는 속이 상한다며 계속 떼를 쓰기는 하지만...

오늘도 자고 있는 모습은 예뻤다.

자기 전에 뽀뽀를 하더니, 입을 내밀면서 뽀뽀는 이렇게 입을 내밀고 찐하게 하는 거라고 다시 하겠다고 달려들었다.

그래서 내가 뽀뽀는 찐하게 하는게 아니라 살짝 침 안 묻게 하는 거라고 하니, 찐하게 해도 되는 거라고 우긴다.


요새는 글씨 쓰기에 이어 더하기에 재미를 붙였다.

"아빠 사랑해요" 라고 쓴 편지를 만들거나, 그림판에 그려서 보여주거나 했었는데 계속 다른 글자들도 배우고 있다.

예전과 달리 책을 읽어주면 자기가 아는 글자를 다시 확인하면서 물어보기도 한다.

더하기는 아직 열손가락 내에서 할 수 있는 정도로 하고 있지만 제법 빠르게 잘 한다.

말도 제대로 못하던 어린 아이가 커가면서 이런 일들을 해낸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뭔가를 기억해내고, 또 며칠 후에 있을 일을 미리 계획하기도 하고 그런 나이가 되었다니 정말 신기하다.

최근에는 빨리 겨울이 와서 썰매를 타면 좋겠다며 언제 겨울이 오냐고 매일 물어본다.

하룻밤, 열밤, 스물밤 여기까지가 서진이가 셀 수 있는 밤이고 그 다음은 스물백밤이다.

새로 뭘 알려주기도 어렵고 해서 스물밤이라고 말해 주고 있다.

나도 빨리 겨울이 오고 눈이 잔뜩 와서 서진이와 썰매를 탈 날이 기다려진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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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가 이제 말을 알아듣기 시작했다.

서현이는 서진이에 비해 안된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안돼 라고 말하면 울기 시작했다.

이것도 서진이와는 다른 점이다. 서진이는 안된다고 하면 그냥 안했는데,

서현이는 꼭 운다.

얼마전 주영이가 장난삼아 서현이에게 웃으면서 "안돼"라고 부드럽게 말했는데, 서현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나도 마찬가지로 웃으면서 안돼 라고 해봤더니 역시나 운다.

입을 삐죽 내밀고 눈치를 보다가 "아~"하고 울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가 귀여워서 몇번이나 했다.

서현아, 미안해.

게다가 서현이는 어른들 말대로 "흥"이 있다.

음악이 나오면 엉덩이를 들썩들썩 하면서 춤을 춘다.

누가 시킨적도 없는데, 오디오건 아기 장난감이건 음악이 흘러나오면 거기에 맞추어서 춤을 춘다.

서 있을 때는 무릅을 구부렸다 펴면서 엉덩이를 들썩들썩 하고, 무릅 꿇고 있을 때에도 엉덩이를 들썩거리다가

정말 기분이 좋아지면 "꺄아~"하고 소리를 지른다.

놀라운 아이다.

얼마 전에는 혼자서 계속 "어찌고어찌고"를 반복하면서 말하기 연습을 했는데, 최근에는 엄마가 하는 말을 곧잘 따라한다.

제일 자주 하는 말이 "아기야"였는데, 이제는 엄마나 할머니가 하는 말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빠빠"도 하고, "뭐라고"도 곧잘 따라한다. "언니야"도 하고. 물론 "엄마", "아빠"는 기본이다.

말을 배우려고 그러는지 혼자서 중얼중얼 뭐라고 하기도 한다.

서현이는 서진이에 비해 애교가 많다.

아는 사람을 보면 항상 웃고, (이렇게 웃기기 쉬운 아기도 드물 것이다.) 아빠한테 달려와 안기기도 하고, 보행기에서도 두 손을 내밀어 안아달라고 한다.

서진이 방에 혼자 두고 주방에서 밥을 먹고 있으면 사람들을 찾아 주방으로 기어온다. 

오늘 아침에는 식탁 밑으로 기어와서 나에게 안겼다.


서진이는 이제 밤에 잘 안깨고 잘 잔다.

자기 전에 쉬를 꼭 시켜서 그런지 최근에는 자다가 이불에 쉬한 경우도 없다.

밤에 잠깐 깰 때가 있는데 내가 가면 금방 진정하고 다시 잠이 든다.

게다가 나름 여성스러워져서 칫솔도 여자색깔 치솔만 쓰겠다고 우긴다.

화장실도 남자 여자 화장실을 가르는데, 집에 있는 화장실을 제멋대로 갈라서 나더러 여자화장실에 가지 마라고 야단친다

최근 파마를 해서 엄청 귀여워졌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자는 모습을 보면 정말 천사처럼 예뻐 보인다.

물론 떼쓰고 난리칠 때는 여기가 바로 지옥인가 싶을 때도 있다.

그림을 따로 가르친 적이 없었는데, 놀이학교에서 배워서인지 요새는 그림도 무척이나 잘 그린다.

엄마, 아빠를 그리기도 하고, 집이나 산을 그리기도 하는데,

요전에는 나와 함께 물감으로 숲을 그렸다.

색깔에 대한 센스가 뛰어나고 원색을 좋아해서 짙은 원색의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나도 어렸을 적에 미술에 대한 재능이 조금 있었는데, 서진이도 잘 하게 될런지...

서진이는 내가 해주는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

이야기라고 해 봐야 아주 단순하고 별볼이 없는 이야기이다.

보통 이야기 주제는 서진이가 정해 준다.

어제 밤에는 파워레인저, 미러클볼트(누구인지 모름), 애런딜런(맞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역시 누구인지 모름)이 싸운 얘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셋이 산에 놀러갔다고 괴물이랑 도깨비랑 싸운 얘기를 해줬다.

괴물이랑 도깨비가 수가 많아서 싸우기 힘들다고 했더니, 흥분해서 벌떡 일어나서 외쳤다.

"그럼, 친구들을 데리고 오면 돼"

"그리고 미러클볼트는 변신을 하면 돼, 응"

하면서

"미러클볼트는 이렇게 변신을 하지"

하더니 직접 변신 흉내를 냈다.

멋있다고 얘기해줬더니 의기양양해져서 한 다섯번 연속 변신 흉내를 냈다.

애런딜런이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애런딜런은 로보트가 아니야, 근데 애런딜런은 사람도 아니야"

라고 대답해줬다. 그럼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아무튼 또 얘기를 해달라고 해서 이번에 바닷가에 갔다가 상어괴물을 만났다고 했더니,

또 흥분해서 벌떡 일어났다.

"상어는 물고기를 잡아먹어, 그리고 이가 뾰쪽해. 삼각형이야, 이렇게 생겼지"

하며 또 흉내를 냈다.

그리고 다시 미러클볼트의 변신모습을 한 다섯번 흉내내고, 괴물들 수가 많으면 친구들을 데려오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멋진 애들은 스물명이야, 그러면 이길 수 있지"

라고 했다.

또 얘기를 해달라고 해서 이번엔 그 셋이 상현공원에 간 얘기를 해줬다.

얘기를 해줘도 끝이 없다.

겨우 달래서 얘기를 멈췄더니, 내일 또 해달라고 사정했다.

내일은 이 셋이 어디를 가야 하나...

그리고 나서도 잠이 잘 안오는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뭔가 난해한 노래를 부르길래 아이폰으로 녹음을 했다.

다시 들려줬더니 깔깔거리며 좋아한다.

계속 녹음하겠다고 하면서 나중에는 애국가를 세번이나 불렀다.

귀여운 서진이, 그렇게 놀아놓고서 오늘 아침에는 6시 20분에 일어났다.

체력 짱!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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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가 제법 착해졌다.

심부름도 곧잘 하고, 기분이 좋으면 서현이도 잘 데리고 논다.

장난감도 가지고 논 후에 잘 치운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잘 꼬드겨야 하지만...

"아빠랑 누가 더 빨리 치우지?" 하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치우려고 후닥닥 치우는데,

이런 교육방식이 좋은 지는 잘 모르겠다.

너무 경쟁심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 지 걱정도 조금 된다.

그제는 집에 왔더니 서진이가 서현이 저녁밥을 먹여줬다고 한다.

물론 엄마 말은 더 잘 듣는 편이라, 엄마가 시켜서 한 일이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기특하다.

하지만 서현이에 대한 견제는 여전히 심하다.

내가 서현이를 안아주거나 예뻐해주면 심드렁해지거나 삐져서 가버리기도 한다.

때로는 내가 있어도 서현이를 때리거나 밀치기도 한다.

그래도 예전에는 서현이가 서진이 장난감을 만지는 것 조차 싫어했는데,

이제는 소풍놀이를 하면 서현이에게 먹을 것을 차려주기도 하고, 같이 놀기도 한다.

어린이날에는 같이 이마트에 가서 서진이가 갖고 싶어하던 옵티머스 프라임을 사주었는데,

이마트 완구점 주인아저씨가 "아가씨가 왠 로봇"하며 의아해했다.

확실히 보통 여자아이와는 다른 점이 있다.

5살이면 벌써 자신을 꾸미는데 많은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서진이는 그보다는 다른 것들에 더 관심이 많다.

로봇이나 차를 좋아하는 것이 무척 특이한데, 다행스러운 것은 소풍놀이는 할 때에는 요리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조금씩 여성스러워지겠지. 하긴 꾸미는 것보다 활동적인 것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은 좋은 점인 것 같다.

옵티머스 프라임은 차에서 로봇으로 변신이 가능한데, 이게 폴리 씨리즈와는 달리 꽤나 복잡하다.

나도 처음에 설명서만 봐서는 변신이 어려웠다.

그런데 서진이는 아빠가 하는 것을 몇번 보더니 혼자 힘으로 변신을 해냈다.

관찰력이 대단하기 한가보다.

오늘이면 범블비와 스타스크림도 올텐데, 또 꽤나 좋아할 것 같다.

그제는 예전에 일을 도와주신 이모한테 레고 우주선을 선물받았는데, 옵티머스 프라임보다 더 좋아했다.

특히 서진이는 장난감을 그냥 보기보다는 이것저것 조작해 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서현이는 이제 기어다니는 것과 손으로 기대고 서서 이것저것 만지는 것에 완전히 익숙해졌다.

서진이 방에 혼자 기어가서 책들을 꺼내고 놀기도 하고, 서재로 와서 CD들을 꺼내며 놀기도 한다.

서현이도 자기 장난감보다는 새로운 것들에 더 관심이 많다.

특히 서진이가 갖고 노는 장난감들을 좋아한다.

덕분에 서진이에게 맨날 얻어맞기는 하지만...

이제는 말귀도 제법 알아듣는다.

뭔가를 하려다가도 "안돼"하고 말하면 멈추고 아빠나 엄마를 바라본다.

그런데 "안돼"를 여러번 하면 입을 삐죽이 내밀고 곧 울어버리는데, 

서진이와 다른 점은 우는게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는다.

성격은 제법 있지만 서진이처럼 오래 가지는 않는 것일까.

더 커봐야 알겠지.

모유수유를 그친 후로 밥도 잘 먹고, 우유도 잘 먹게 되었다.

밤에도 조금 더 자게 되는 것 같다. 좀 더 안정되면 주영이도 좀 편해지겠지.

서현이는 여전히 잘 웃고, 애교도 많다.

집에 가면 아빠를 보고 환히 웃을 줄도 알고, 품에 안으면 머리를 가슴에 기대기도 한다.

가끔 기분이 좋으면 뽀뽀를 해주기도 하는데, 점점 빈도가 줄고 있다. 차도녀가 되려나 보다.

서진이와는 다르게 서현이는 차타는 것을 싫어해서, 차에 태우고 조금만 가면 곧 울기 시작한다.

당분간 장거리 여행은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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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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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와 선거

육아일기 2012. 4. 14. 12:07

아침에 선거하러 가면서 서진이와 함께 갔다. 비가 와서 물이 고인 곳들이 조금 있었는데 서진이가 물어보길래 웅덩이라고 알려줬다. 비슷한 단어로 엉덩이가 생각나서 서진이에게 "엉덩이는 뭐야?"하고 물었더니 1초도 안되어 대답한 말

"응 똥싸고 쉬싸고 방구끼는거"

오후에 다함께 코코몽 에코파크에 갔다. 꽤나 기대를 했는데 가는 길은 중간중간 차가 한대밖에 다닐수 없는 곳이 있어 차들이 나올 때는 마냥 기다려야 하고 크기도 생각보다 훨씬 작아서 처음엔 무지 실망이었다. 게다가 한번 밖에 탈 수 없는 전기기차는 딸랑 세칸으로 되어 한번에 아이와 어른을 합쳐 12명 탈 수 있고 한 바퀴의 거리는 50미터 정도에 불과해서 기차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는 꽤나 재미있었나 보다. 별 거 없는 낚시 놀이도 좋아하고, 뻔한 미끄럼틀은 질리도록 타고 놀았다. 기대했던 자동차 놀이는 불과 2-3분만에 끝난 반면 다른 소소한 놀거리들이 아이들을 즐겁게 했다. 시간을 보내기에는 적당한 것 같았다. 역시나 서진이는 집에 가지 않겠다고 우겼다. 

집에 와서 잠자기 전에 서진이가 왜 강릉할머니는 하늘나라에서 안 오냐고 물었다. 사람들에게 외할머니가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작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는 알 수 없었던 것이다. 하늘나라는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이라고 말해줬지만 잠시 후에 다시 왜 강릉할머니는 하늘나라에서 한번도 안 나오냐고 물었다. 엄마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니 서진이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할 것이다.

서현이는 기어서든 보행기를 타고서든 이제 집안을 마음껏 돌아다니고 있다. 보행기를 탈 때는 문이 좁아서 걸릴 때 이리저리 돌려서 맞는 방향으로 보행기를 통과시킬 정도가 되었다. 서진이보다 더 장난꾸러기가 될 것 같은게, 목욕을 할 때도 서진이는 물장구를 그리 심하게 치지 않았는데, 서현이는 내 바지가 다 젖을 정도로 마음껏 물장구를 친다. 얼굴에도 장난기가 가득하다. 마치 "이제 무슨 장난을 쳐보나" 궁리하는 듯한 얼굴이다. 야단을 맞을 때도 전혀 무서워하는 낌새가 없다.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하고 싶은데로 한다. 귀엽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그렇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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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놀이터에 다녀온 뒤로 서현이가 감기에 걸려서 계속 코를 찔찔 거리고 있다.
신기한 것은 어른은 감기가 걸리면 전체적으로 몸이 무겁고 힘들어하는 반면 아기들은 똑같이 활동적이라는 점이다.
감기가 걸려서 코찔찔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현이의 컨디션은 항상 최고로 보인다.
물론 잠잘 때는 코가 막혀서 힘들겠지만...
언니가 뭐라고 하던 전혀 개의치 않고 열심히 기어다니면서 언니의 물건들을 만지는데,
그 집요함이 서진이와는 사뭇 다르다.
가끔 서진이나 내가 가로막아서 할 수 없게 되면 또 바로 포기하고 다른 만지고 빨 거리를 찾아서 방향전환을 한다.
배밀이 과정도 없이 바로 기어다니게 된 서현이는 이제 점점 집안 곳곳 어디든 가기 시작했다.
지난 일요일은 서진이와 목욕을 하고 있는데 욕실로 기어들어왔다가 나한테 야단을 맞기도 했다.
기어서든, 보행기를 타고서든 마음껏 집안을 돌아다니는 서현이를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난다.

서현이는 엄마가 무척이나 좋은가 보다.
서진이와는 달리 엄마와 계속 자서 그런지, 엄마가 있으면 엄마한테만 가려고 한다.
내가 안아주면 대놓고 울어버린다.
주영이가 몸은 비록 힘들어도 자기를 이렇게나 따르는 아기가 있다는 사실에 많은 위안을 받을 것 같다.
아직 아기인데도 무척이나 호기심이 왕성하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자기 장난감을 10개 정도 줘도 본 체도 하지 않고  다른 새로운 것들을 찾아서 기어간다.
그나마 최근에는 '문'을 사 줘서 그 앞에 두면 조금은 시간을 끌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금방 언니 옆으로 기어와서 언니가 소리를 지르던 말던 만지고 빨기 시작한다.
어제는 서진이 블록 장난감들 위에 태연하게 걸터 앉아서 맘에 드는 블록들을 마음껏 만졌다.
서진이는 아빠 때문에 서현이를 때리지도 못하고 소리만 질러댔다.

참, 신기하다. 아기라는게 이렇게도 예쁠 수 있나.
그냥 평범한 고개 돌리기, 잼잼 하는 손짓, 씩 하고 웃어주는 미소만으로도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귀엽다.
서진이 때는 응가 치우기가 무척이나 힘든 작업이었는데, 지금은 한번 겪은 일이라 그런지 대수롭지도 않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마냥 귀엽기만 하다.

물론 서진이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요새는 밤에 잘 때마다 안아달라고 하고, 쉬를 할 때마다 뭐든 다 해달라고 조른다.
서현이를 견제하느라 그런 면도 있지만 본인도 사랑 받고 싶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학교에서는 너무나 잘 뛰어놀아서 집에 오면 체력이 다 소진될 정도인데,
학교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언제나 활짝 웃는 모습이다.
얼마전까지 떼쓰고 울보장이였지만 지금은 많이 대견해진 모습이다.
아직 누구를 때리고 하는 것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서인지 가끔은 아빠와 엄마를 때리기도 한다.
물론 그러고 나서 엄청 혼나고 울기는 하지만...
밤 중에 잠이 깨서 서진이를 안고 있으면, 이런 좋은 시절이 얼마나 갈까 싶다.
곧 사춘기가 되면 아빠한테 안기기는 커녕 말도 안하려고 할텐데 말이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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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현이를 데려왔을 때 많은 충격을 받았으리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때의 충격을 서진이가 많이 극복한 것 같다.
내일 여러가지로 일이 많을 것 같아 서현이를 이모님이 데려가셨는데, 아까 잠자기 전 서진이가
"내가 아기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데..." 라고 말했다.
서진이도 이제는 서현이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더불어 그 때 이후 많이 떼를 쓰던 버릇도 이젠 좋아졌다.
혼자서 이를 닦거나 쉬도 잘하고, 응가도 아주 잘한다.
밥도 시간에 맞춰서 잘 먹는 편이다.
밤에 잘 때는, 잠들기 전에 꼭 나에게 안아달라고 한다.
오늘 아침, 서진이가 깨기 전에 화장실에 갔는데 그 사이에 서진이가 깼다.
언제나처럼 서진이가 울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쉽게 달랠 수 있었다.
계속 나보고 아빠 방으로 가라고 하다가, 정말 가려고 하니 또 가지 말라고 했다.
예전 같으면 내가 나가고 난 후에 더 심하게 울었을텐데...
결국 내가 우유퐁퐁에 쨈빵이랑 우유를 주기로 하고 먼저 나와서 아침을 차렸다.
조금 있다가 서진이가 엄마에게 가더니,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빠가 옆에 없어서 슬퍼서 울었어"라고 말했다.
 이젠 자기 감정을 이야기할 줄도 알게 되었다.

서진이가 일상생활에도 많은 활력을 준다.
예전 같으면 쓰레기나 음식물쓰레기 등을 버리러 나갈 때 혼자서 갔지만,
이젠 항상 서진이가 따라 나온다.
아빠랑 잠깐이나마 나갔다 오는 게 좋은 모양이다.
서진이가 광주에 가 있는 동안에 무척이나 보고 싶을 것 같다.

서현이는 너무나 예쁘다.
항상 방긋방긋 웃고 있다.
요새는 말을 배우느라 그런 지 나랑 있으면 "아빠~"하고 소리를 지른다.
혼자서 잼잼 연습을 하기도 하고, 아빠가 도리도리 하는 모습을 보면 깔깔거리고 웃는다.
또 혼자서 짝짝꿍 연습을 하기도 한다.
표정이나 동작 하나하나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힘들고 어려운 현실이지만 두 딸이 있어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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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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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서진이는 다섯살이 되었고 서현이는 두살이 되었다.
조금만 지나면 서진이는 이제 어엿한 어린이가 되고 서현이는 제법 아기 티가 날 것 같다.
서진이는 엄마를 닮아서 건강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작년 한 해는 놀이학교를 다니면서 줄곧 아프기만 했다.
특히 지난 주는 열감기 덕에 일주일 내내 열이 39도까지 올랐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올해는 제발 건강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작년에는 아프고 힘들었는지 키도 거의 크지 않았다.
처음 놀이학교에 갔을 때만 해도 또래 중에 단연 큰 키였는데, 지금은 살짝 큰 정도에 체중은 오히려 조금 줄었다.
아마 지난 주에 거의 먹질 못해서 지금은 더 줄었을 것이다.
아픈 와중에도 말이나 그림그리기나 노래 등이 많이 늘었다.
이젠 못하는 말도 거의 없다.
처음 그림그리기 놀이를 할 때는 아무렇게나 긋는 것 외에는 못했는데,
지금은 네모며 세모 원 모두 잘만 그린다.
노래도 처음엔 음정 박자 없이 대충 불렀는데, 이젠 제법 노래답게 한다.
얼굴도 점점 예뻐져서 지금은 한 미모할 법한 얼굴이 되었다.
올 한해는 건강관리를 잘 시키고, 훈육을 잘해서 다시 예쁜 딸이 되도록 해야겠다.

서현이는 감기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만점짜리 아기역할을 하고 있다.
너무나 얌전하고 혼자 잘 놀아서 때로는 존재감이 없을 때도 있을 정도이다.
보행기에 올라타면 이리저리 다니는데, 긴 복도 끝까지 가서 화장실을 들여다보면 놀고 있을 때가 종종 있다.
거실에 기는 연습하라고 뒀더니 계속 뒹굴어서 TV 밑까지 갈 때도 있다.
서현이는 지금이 너무나 예뻐서 크는 것이 아까울 정도다.
언제나 방긋방긋 웃고, 순해서 성질을 부리는 일도 거의 없다.
먹는 것도 잘 받아먹고, 특히 이유식을 먹게 된 이후로는 아빠를 보면 방긋방긋 웃으면서 받아 먹는다.
응가도 잘 하는데, 특히 방귀를 잘 뀐다. 아기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독한 방귀를 뀐다는 것이 특이점이다.
때로는 방귀인지 응가인지 구분이 안 갈 때도 있다. 
이젠 목욕하는 것도 좋아해서, 목욕할 때면 발을 구르며 놀기도 한다. 
부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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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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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출제를 마치고 돌아왔다.
집에 들어가니 서진이는 갖고 놀던 소꼽놀이물품을 치우느라 여념이 없다.
엄마가 "아빠가 와서 어질러진 것  보면 싫어하실텐데"라고 해서, 그렇게 열심히 치웠다고 한다.
오랜만에 보는 아빠 마음을 상하게 하기 싫었던 모양이다.
길었던 머리카락을 싹뚝 잘라서 성숙한 소녀에서 다시 귀여운 아기로 돌아왔다.
울고 떼를 쓰느라 목소리는 잠겨 있었지만 기분은 좋아 보였다.
나한테 한참이나 안겨 있었는데, 아마도 서현이는 안아주는 사람이 많지만 서진이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어서였을 것이다. 앞으로도 자주 안아 줘야지.
오랜만에 비행기, 그네, 우주선 등등을 해주었다.
깔깔거리며 웃는 모습을 보며 얼마만에 보는 모습인가 싶었다.
집에 있는  동안에도 몇 번 해준 적이 없었다.
저녁에 퇴근하면 자고 있을 때도 많고, 같이 놀 시간이 별로 없었다.
아침에는 밥먹이고 학교갈 준비를 시키느라 정신이 없었다. 
얼마나 바보같은 일상인가...
학교에 한시간 더 있느니 집에 와서 서진이랑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 있는 동안 더 집중해서 하자.

서현이는 열흘 동안인데도 부쩍 자랐다.
얼굴은 훨씬 이목구비가 또렷해진 느낌이다.
방긋방긋 웃는 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가끔 혼자 있기 싫어하는 것, 분유를 먹기 싫어하는 것, 저녁 때는 우유병으로 먹지 않고 직접 빨려고 하는 것 등 자기주장도 강해졌다.
주영이는 나중에 한 성질 할거라고 하지만, 글쎄, 그런 건 커봐야  알것 같다.
엄마랑 많은 시간을 보내서인지, 엄마가 근처에 있으면 엄마만 열심히 쳐다보며 웃는다.
힘들어하는 주영이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어 주는 서현이.
역시 소중한 우리의 보배다.
이젠 치발기도 제법 가지고 놀고, 소서에서도 제법 잘 논다.
자매인데도 서현이는 서진이에 비해 머리가 작아서, 같이 있으면 차이가 엄청 커보인다.
서진이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미인이 되지 않을까.
혼자서 괜한 상상이다.

저녁에 서진이가 잠을 자려고 하지 않아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
벌을 세웠는데, 좀처럼 성질를 가라앉히지 못한다.
울음 그치고 "서진이 울음 그쳤어요"라고만 말하면 용서해준다고 해도 30분 가까이 서서 울기만 했다.
중간에 그만 둘까 싶었지만 교육에 좋지 않을 것 같아 마지막까지 했다.
서진이가 악을 쓰고 울어도 서진이가 밉지 않다.
오히려 저렇게 강한 성질로 평생을 살아야 할 서진이가 안스럽다.
"아빠는 괴물", "아빠 미워", "이제 아빠랑 안 놀거야" 등등에,
"아빠 너무해", "아빠 왜 이러는 거야", "아빠 이러면 안 돼"까지,
거기에 왜 자기가 아빠를 미워하게 되는 지를 설명하려는 모습은 비록 울고 있지만 너무나 귀여워서 웃음까지 났다.
가여운 우리 서진이, 더 많이 사랑해 줘야지.
예전에는 옆에 있긴 하지만 잘 때 한 편에서 혼자 자고, 아침까지 아빠한테 오진 않았는데, 그제와 어제는 자다가 깨면 나한테 와서 팔베개를 하고 붙어 있으려고 한다.
그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고, 나중에 혼자 잘 수 있도록 떼어 놓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사랑스럽다.
자기와 놀아 주는 사람이 너무나 필요했었나 보다.
서현이가 얼른 크면 같이 놀아줄 수 있을까?
그 동안은 내가 최대한 놀아주어야겠다.
오늘 아침에는 처음으로 놀이학교에 가기 싫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냥 단순한 변덕이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껏 놀이학교에서 잘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선생님 말로는 서진이가 놀이학교에서 너무나 모범적이라고 한다.
집에서 떼 쓰고 운다는 사실을 믿지 않을 정도이다.
아마도 서진이는 학교에서 열심히 잘 해야 선생님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무리하며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집에서나마 편히 쉬고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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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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