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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놀이터에 다녀온 뒤로 서현이가 감기에 걸려서 계속 코를 찔찔 거리고 있다.
신기한 것은 어른은 감기가 걸리면 전체적으로 몸이 무겁고 힘들어하는 반면 아기들은 똑같이 활동적이라는 점이다.
감기가 걸려서 코찔찔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현이의 컨디션은 항상 최고로 보인다.
물론 잠잘 때는 코가 막혀서 힘들겠지만...
언니가 뭐라고 하던 전혀 개의치 않고 열심히 기어다니면서 언니의 물건들을 만지는데,
그 집요함이 서진이와는 사뭇 다르다.
가끔 서진이나 내가 가로막아서 할 수 없게 되면 또 바로 포기하고 다른 만지고 빨 거리를 찾아서 방향전환을 한다.
배밀이 과정도 없이 바로 기어다니게 된 서현이는 이제 점점 집안 곳곳 어디든 가기 시작했다.
지난 일요일은 서진이와 목욕을 하고 있는데 욕실로 기어들어왔다가 나한테 야단을 맞기도 했다.
기어서든, 보행기를 타고서든 마음껏 집안을 돌아다니는 서현이를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난다.

서현이는 엄마가 무척이나 좋은가 보다.
서진이와는 달리 엄마와 계속 자서 그런지, 엄마가 있으면 엄마한테만 가려고 한다.
내가 안아주면 대놓고 울어버린다.
주영이가 몸은 비록 힘들어도 자기를 이렇게나 따르는 아기가 있다는 사실에 많은 위안을 받을 것 같다.
아직 아기인데도 무척이나 호기심이 왕성하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자기 장난감을 10개 정도 줘도 본 체도 하지 않고  다른 새로운 것들을 찾아서 기어간다.
그나마 최근에는 '문'을 사 줘서 그 앞에 두면 조금은 시간을 끌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금방 언니 옆으로 기어와서 언니가 소리를 지르던 말던 만지고 빨기 시작한다.
어제는 서진이 블록 장난감들 위에 태연하게 걸터 앉아서 맘에 드는 블록들을 마음껏 만졌다.
서진이는 아빠 때문에 서현이를 때리지도 못하고 소리만 질러댔다.

참, 신기하다. 아기라는게 이렇게도 예쁠 수 있나.
그냥 평범한 고개 돌리기, 잼잼 하는 손짓, 씩 하고 웃어주는 미소만으로도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귀엽다.
서진이 때는 응가 치우기가 무척이나 힘든 작업이었는데, 지금은 한번 겪은 일이라 그런지 대수롭지도 않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마냥 귀엽기만 하다.

물론 서진이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요새는 밤에 잘 때마다 안아달라고 하고, 쉬를 할 때마다 뭐든 다 해달라고 조른다.
서현이를 견제하느라 그런 면도 있지만 본인도 사랑 받고 싶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학교에서는 너무나 잘 뛰어놀아서 집에 오면 체력이 다 소진될 정도인데,
학교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언제나 활짝 웃는 모습이다.
얼마전까지 떼쓰고 울보장이였지만 지금은 많이 대견해진 모습이다.
아직 누구를 때리고 하는 것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서인지 가끔은 아빠와 엄마를 때리기도 한다.
물론 그러고 나서 엄청 혼나고 울기는 하지만...
밤 중에 잠이 깨서 서진이를 안고 있으면, 이런 좋은 시절이 얼마나 갈까 싶다.
곧 사춘기가 되면 아빠한테 안기기는 커녕 말도 안하려고 할텐데 말이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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