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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출제를 마치고 돌아왔다.
집에 들어가니 서진이는 갖고 놀던 소꼽놀이물품을 치우느라 여념이 없다.
엄마가 "아빠가 와서 어질러진 것  보면 싫어하실텐데"라고 해서, 그렇게 열심히 치웠다고 한다.
오랜만에 보는 아빠 마음을 상하게 하기 싫었던 모양이다.
길었던 머리카락을 싹뚝 잘라서 성숙한 소녀에서 다시 귀여운 아기로 돌아왔다.
울고 떼를 쓰느라 목소리는 잠겨 있었지만 기분은 좋아 보였다.
나한테 한참이나 안겨 있었는데, 아마도 서현이는 안아주는 사람이 많지만 서진이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어서였을 것이다. 앞으로도 자주 안아 줘야지.
오랜만에 비행기, 그네, 우주선 등등을 해주었다.
깔깔거리며 웃는 모습을 보며 얼마만에 보는 모습인가 싶었다.
집에 있는  동안에도 몇 번 해준 적이 없었다.
저녁에 퇴근하면 자고 있을 때도 많고, 같이 놀 시간이 별로 없었다.
아침에는 밥먹이고 학교갈 준비를 시키느라 정신이 없었다. 
얼마나 바보같은 일상인가...
학교에 한시간 더 있느니 집에 와서 서진이랑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 있는 동안 더 집중해서 하자.

서현이는 열흘 동안인데도 부쩍 자랐다.
얼굴은 훨씬 이목구비가 또렷해진 느낌이다.
방긋방긋 웃는 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가끔 혼자 있기 싫어하는 것, 분유를 먹기 싫어하는 것, 저녁 때는 우유병으로 먹지 않고 직접 빨려고 하는 것 등 자기주장도 강해졌다.
주영이는 나중에 한 성질 할거라고 하지만, 글쎄, 그런 건 커봐야  알것 같다.
엄마랑 많은 시간을 보내서인지, 엄마가 근처에 있으면 엄마만 열심히 쳐다보며 웃는다.
힘들어하는 주영이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어 주는 서현이.
역시 소중한 우리의 보배다.
이젠 치발기도 제법 가지고 놀고, 소서에서도 제법 잘 논다.
자매인데도 서현이는 서진이에 비해 머리가 작아서, 같이 있으면 차이가 엄청 커보인다.
서진이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미인이 되지 않을까.
혼자서 괜한 상상이다.

저녁에 서진이가 잠을 자려고 하지 않아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
벌을 세웠는데, 좀처럼 성질를 가라앉히지 못한다.
울음 그치고 "서진이 울음 그쳤어요"라고만 말하면 용서해준다고 해도 30분 가까이 서서 울기만 했다.
중간에 그만 둘까 싶었지만 교육에 좋지 않을 것 같아 마지막까지 했다.
서진이가 악을 쓰고 울어도 서진이가 밉지 않다.
오히려 저렇게 강한 성질로 평생을 살아야 할 서진이가 안스럽다.
"아빠는 괴물", "아빠 미워", "이제 아빠랑 안 놀거야" 등등에,
"아빠 너무해", "아빠 왜 이러는 거야", "아빠 이러면 안 돼"까지,
거기에 왜 자기가 아빠를 미워하게 되는 지를 설명하려는 모습은 비록 울고 있지만 너무나 귀여워서 웃음까지 났다.
가여운 우리 서진이, 더 많이 사랑해 줘야지.
예전에는 옆에 있긴 하지만 잘 때 한 편에서 혼자 자고, 아침까지 아빠한테 오진 않았는데, 그제와 어제는 자다가 깨면 나한테 와서 팔베개를 하고 붙어 있으려고 한다.
그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고, 나중에 혼자 잘 수 있도록 떼어 놓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사랑스럽다.
자기와 놀아 주는 사람이 너무나 필요했었나 보다.
서현이가 얼른 크면 같이 놀아줄 수 있을까?
그 동안은 내가 최대한 놀아주어야겠다.
오늘 아침에는 처음으로 놀이학교에 가기 싫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냥 단순한 변덕이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껏 놀이학교에서 잘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선생님 말로는 서진이가 놀이학교에서 너무나 모범적이라고 한다.
집에서 떼 쓰고 운다는 사실을 믿지 않을 정도이다.
아마도 서진이는 학교에서 열심히 잘 해야 선생님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무리하며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집에서나마 편히 쉬고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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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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