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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사카모도 료마'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4.13 왜 사카모도 료마 - 일본인에 대한 글을 쓰는가. - 2010년 2월 4일 목요일

솔직히 사카모도 료마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용마가 간다'라는 만화를 읽으면서였다.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다. 만화라니... 당시 나는 검도를 갓 배우기 시작한 시기였고, 만화에서 료마는 일본 최고의 검객으로 묘사되었다. 최고의 검객이라... 멋지지 않나? 만화에서 료마는 중국에 가서 중국인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도 한다.
처음 사카모도 료마라는 인물에 매료된 것은, 그가 풍전등화와도 같았던 일본을 구해내었기 때문이기 보다는 북진일도류를 대표하는 검객으로서 한 남자가 보일 수 있는 극한의 기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점은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만화에서 가장 감동을 받았던 부분이 100% fiction이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그러나, 왜 하필 이순신 장군과 같은 분이 아니라 일본인 사카모도 료마인가?
나는 절대 친일파는 아니다(^^ 이런 걸 이런 식으로 써야 하나?). 따지고 보면 친일파라는 용어도 재미있는 용어다. 예컨대 친한파 같은 단어와는 완전히 다른 말이다. 친일파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해석해야 하는 용어이다. 만일 친한파와 같은 맥락에서 친일파라는 말을 해석한다면 나는 친일파일지도 모르겠다. 일본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고, 언젠가는 일본과 잘 지내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즈음에 나라를 일본에 팔아 먹은 바로 그 '친일파'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분노하고 증오한다. 그리고 일본인 중에서 극우 정치인들 혹은 극우 똘마니들도 마찬가지로 극도로 싫다.
그러나 개인주의 적이지만 겉으로나마 친절하고 소시민의 삶을 살아가는, 그리고 법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남에게 절대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고 믿으며 살아가는 그 일본인들에게는 호감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호감의 한 가운데에 사카모도 료마가 있다.
어떤 면에서 사카모도 료마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 료마 덕에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단행하고 서양의 식민지냐 자주 국가이냐의 갈림길에서 자주 국가의 길을 가게 된다. 그로 인해 부강해진 국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침략하게 된다. 더군다나 안중근 의사께서 죽인 이토오 히로부미는 료마 덕에 발굴되어 큰 인재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료마가 자신의 일이 잘 안될 경우, 측근들과 함께 망명할 나라로 조선을 염두에 뒀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사실 료마는 조선과의 협력에 더 많은 관심이 있었다. 시바 료타로의 '료마가 간다'를 읽어 보면, 확실히 료마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사내이다. 물론 '료마가 간다'가 역사서가 아니라 소설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어느 역사서도 소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 책 '료마가 간다'가 묘사하는 료마의 모습을 그저 허구의 인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적어도 정말 그랬을 개연성은 있다고 본다.
나는 이 인물 '사카모도 료마'에 매료되었다. 그 점에서 시바 료타로와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시바 료타로가 이 인물에 대해 반드시 책을 써야겠다고 작정했던 것처럼, 나도 이 인물에 대해 내가 느꼈던 감정, 이 인물로 인해 내가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글로 써야겠다고 작정했다. 그리고 지금 쓰는 이 글이 첫 발걸음이다. 어떻게 보면 사카모도 료마는 현재의 내 모습 - 그것이 성공적이든 실패작이든, 아니면 내가 원했던 것이든 아니든 간에 - 을 만들었다. 교육자는 처음부터 내가 꿈꾸던 직업은 아니었다. '료마처럼 될 수 없다면 료마를 길러낸 스승이라도 되자'. 이것이 내 생각이었다. 물론 지금의 내 모습은 그것마저도 할 수 없는 위치이지만, 누가 알겠나. 혹시 그렇게 될 지.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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