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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되고 거기에 코로나가 겹쳐서 아이들이 하루종일 집에서만 지내게 되었다.

그 덕에 점심까지는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 기왕 그러는 김에 서현이한테는 수학을 좀 가르치고 서진이는 파이썬 프로그래밍을 좀 가르칠까 싶었다.

처음에는 서현이한테 먼저 스스로 학습지를 풀게 하고, 내가 채점을 한 후에 틀린 것만 알려주기로 했다.

나와 첫 공부를 하던 날, 나는 그냥 폭발해버렸다.

 

"아니 이것도 모를 수가 있단 말이야?"

"넌 아빠 말을 듣고는 있니?"

"방금 설명했는데 벌써 잊어버렸니?"

"그렇게 아무 숫자나 말하지 말란 말이야, 생각을 하고 말을 해야지"

등등...

 

내가 말을 하면서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소리를 지르고 혼을 냈다.

그러다 아차 싶었고 이제 곧 울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그런데도 서현이는 울지 않았다.

이쯤 되면 "아빠 싫어"하고 가버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끝까지 참고 아빠의 화를 견디고 있었다.

잠시 후 엄마가 지나갔는데, 학습지에서 틀린 부분을 엄마에게는 보이지 않으려고 감췄다.

 

왜 그랬을까?

왜 서현이는 아빠의 심한 말들을 참고 견딘 것일까?

그 와중에도 내 팔을 붙들고 옆에 꼭 붙어앉아있는 서현이를 보며 여러 생각을 했다.

화를 내는 것이 효과적인 학습법일까?

다음날부터는 문제를 풀기 전에 알아야 할 내용을 서현이에게 먼저 설명해주고 난 후에 문제를 풀게했다.

효과가 금방 나타나서, 서현이는 문제도 훨씬 잘 풀고 이해도 더 잘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되었다.

울지 않는 서현이... 서현이는 그렇게 아빠에게 교훈을 하나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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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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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로봇만들기를 좋아하더니, 급기야는 로봇대회에 나가겠다고 했다.

서진이랑 같이 대회장에 가기 전까지는 로봇대회가 뭘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도착해서 보니, 밀어내기 싸움 같은 거였는데, 그보다는 좀 더 복잡했다.

밀어내기 전에 상대방의 깃발을 먼저 점령해도 이길 수가 있었다.



관중석에 앉아 서진이의 시합을 지켜봤다.

첫라운드는 예상 밖의 빠른 낙승!

잘은 모르겠지만 자신이 나가더라도 상대방의 깃발을 먼저 내보냈기 때문에 이겼나보다.




둘째 라운드도 같은 전략이었는데, 아쉽게도 컨트롤의 부족으로 패배...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갔더라면...



그래도 서진이의 멘탈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볼 수 있었다.

쿨하게 이번엔 아쉽게 졌지만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래 서진아, 넌 아빠보다 훨씬 낫구나.

아빠는 어렸을 때 모형비행기 대회에 나갔는데, 다른 애랑 부딪혀서 날개가 부러지는 바람에 날려보지도 못했단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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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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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어 여수밤바다도 볼 겸 장성에 다녀왔다.

덕분에 아파트에서 늘 조심조심 걷던 아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슬로우 모션으로 찍어달라고 해놓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낮은 선반위에서 이불 위로 뛰어내렸다.

별 것 아닌 그 놀이가 그렇게도 즐거웠을까. 

찍은 것은 뛰어내리는 모습이었지만, 사진으로 보면 마치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 같은 모습이다.

우리 예쁜 아이들~~

언젠가는 이 세상으로 높이 날아오르는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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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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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훌라후프를 샀을 때는, 너무 가벼워서 되질 않는다고 하루동안 짜증을 부렸다.

새것으로 다시 사주겠다고 달랬는데, 며칠동안 쉬지 않고 연습하더니 이제는 달인의 수준이 되었다. ^^

서현이에게도 우리에게도 의미있는 사건이었던 것 같다.

항상 언니보다 잘하는 것이 없다고 가끔은 의기소침한 서현이였는데, 이제는 자랑스럽게 할 것이 생겼다.

단, 시도 때도 없이 하는 바람에 서진이가 딴 데 가서 하라고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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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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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이들

육아일기 2018. 6. 7. 10:02


어느새 아이들이 훌쩍 커버렸다.

서진이는 이제 길을 걸을 때조차 내 손을 잡지 않으려고 한다.

서현이가 3년 뒤면 서진이처럼 되겠지?

침대에 누워 아이들을 재울 때마다 이대로 시간이 영원할 수 있기를 기도했지만,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내 아쉬움과는 관계없이 아이들은 꽃처럼 피어나기 시작한다.

봄이 되어 꽃이 피어도 눈길조차 가지 않는다.

아이들을 보면 행복하고 뭉클해진다.

아이들이 있어서 행복했던 시절이 자꾸만 사라져간다...

그래도 꽃처럼 피어나는 아이들은 날이 갈수록 예뻐지고 아름다워진다.

서현이는 밝고 화사하고, 서진이는 청초하고 단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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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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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는 보통은 자기가 쓴 글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왠 일로 영어 숙제를 서재까지 들고 와서 한번 읽어보라고 줬다.

뭐 별거 있겠나 싶어서 읽어보았는데, 아마 나보고 쓰라고 해도 이렇게는 쓰지 못할 것 같다.

아마도 무척이나 자신이 있어서 읽어보라고 한 것 같다.

며칠 전 서진이가, 자기는 왜 머리도 똑똑하고 몸도 건강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게 무슨 소리야? 하고 물어보니, 아빠는 머리는 좋지만 건강이 별로 안 좋잖아. 그런데 나는 왜 머리도 좋고 몸도 건강해? 라고 얘기했다. 대단한 자신감이다...

"넌 엄마와 아빠의 장점만 잘 물려받아서 그런거야"라고 대충 이야기해주었다.

이 자신감은 약이 될까, 독이 될까...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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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 없이 사는 동안, 서현이의 피아노 실력이 눈부시게 늘었다.

물론 모짜르트와 같은 재능이 있다거나, 앞으로 피아노를 직업으로 해야 할 만큼은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이 조그만 아이가 내가 모르는 새에 이렇게 피아노를 잘 치게 되었고, 무엇보다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더구나 서현이는 나에게 자꾸 피아노를 가르치려고 한다. 아빠는 그렇게 빨리 배울 수가 없어요. ㅠㅠ

아마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아빠도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작은 손가락들이 건반위를 왔다갔다 하며 음악을 만드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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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를 먼저 재우려고 같이 누웠을 때, 갑자기 서현이가 물었다.


"아빠, 사람은 다 죽어?"

"그럼 다 죽지."

"그럼 아빠도 죽어?"

"그렇겠지?"

"안 돼~~ 그래도 아빠는 오래오래 내 옆에 있을거지?"


그 말을 들었을 때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과연 오래오래 같이 있을 수 있을까?'

언제나 내가 했던 말이 "지금 이대로 영원히 살 수만 있다면.... 서진이, 서현이 우리 가족이 지금처럼만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였는데, 그럴 수는 없겠지?

나는 지금의 삶을 정말 감사하면서 살고 있을까?

건강하게 나를 관리하면서 정말 서현이와 서진이 옆에 오래오래 같이 있을 수 있을까?

앞으로 얼마나 같이 지낼 수 있을까? 등등


그러나, 곧 대답했다.


"그럼. 아빠는 서현이 옆에 오래오래 있을거야"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정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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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서현이가 응가를 닦아달라고 하지 않게 되었다.

서진이는 최근까지도 닦아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여기 비하면 서현이는 훨씬 빠르다.

그런데 뭔가 서운한 느낌이다.

"응가 다 했어요"라고 부르는 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서현이는 서진이와 달리 기저귀를 찰 때에도 혼자서 보이지 않는 곳에 가서 응가를 한 후에 나타나곤 했다.

혼자서 응가를 깨끗이 잘 닦고 있는지도 궁금하지만 뭔가 아빠의 손길이 닿는 곳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그래도 아직 이는 나에게 닦아달라고 한다.

언제부턴가 그냥 이를 닦는 것이 아니라 나한테 안겨서 이를 닦게 되었다.

최근 이가 계속 썩어서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내 탓인가 싶기도 하다.


서진이도 올해 들어 혼자서 샤워를 하게 되었다.

가끔은 나에게 해달라고 하기는 하지만 혼자 힘으로 머리도 감고, 몸도 씻고, 수건으로 물기도 닦는다.

때로는 서현이를 서진이가 씻어주기도 한다.

이제는 목욕을 할 때만 내가 둘을 차례로 씻어준다.

하긴, 서진이가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인데, 아직까지 아빠가 샤워를 해주는 것도 문제인것 같다.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난다.

너무 빨리 크는 아이들이 아쉽다. 조금 더 천천히 자라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이 제일 좋은 때이겠지? 내일이 더 좋은 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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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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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를 보면 가르친 적도 없는데 어떻게 저렇게 우아한 몸짓이 나올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유치원에서 아빠와 함께 하는 학습이 있어서 갔다가 아이들이 하는 작은 공연을 보게 되었다.

예전에 집 앞의 어린이집에서도 서현이의 우아한 율동을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서현이의 우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렇게 풍부한 표정과 우아한 모습을 어떻게 타고난 것일까.

특히 손을 오른쪽 어깨로부터 왼쪽으로 뻗을 때, 손끝을 따라가는 시선과 손을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다.

저런 재능을 살릴 수 있으면 좋을텐데...

나중에 걸그룹이 되겠다고 하면 하라고 해야 하나...



유치원에 가서 서현이의 일기를 본 것은 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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