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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1.21 [펌]강릉에서 맛본 장인의 커피 한 잔 - 심재현


지난 주말에 강릉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여행이라는 게 결국은 맛집 기행입니다. ^^;;;

이번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곳이 있는데,
바로 커피의 장인이라고 하는 박이추 선생의 보헤미안입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강릉이 커피로 유명해졌더군요.
요즘 커피에 푹 빠져있는 아내가 강릉으로 여행지를 잡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듯 싶습니다.

일요일 오전에 아점을 먹고, 보헤미안으로 향했습니다.
멀리 동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3층 집인데,
실제 커피숍은 3층의 작은 공간이더군요. 
 

 그 작은 공간의 반은 로스팅방과 주방이 차지합니다.
공간이 좁고, 유명한 곳이다 보니 자리에 앉지 못하고
입구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더군요.
고기집도 아닌 커피집에서 자리 나기를 기다리는 것도 처음입니다. ^^;;

한적하게 바다를 보며 커피 장인이 직접 내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생각하고
왔는데 분위기가 이러니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렇게 20여 분을 기다려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커피를 주문해 마시고서도 금방 일어났습니다.
손님이 계속 밀려 오니 오래 앉아 있기도 불편해서요..
그럼에도 이곳이 기억에 남는 건 장인 정신 때문듯 싶습니다.

보통 유명해지고 손님이 많아지면 가게를 넓히고 사람을 더 써서
더 많은 손님을 받으려고 합니다.
이곳도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커피를 종업원이 내리기도 하겠지 했는데,
하루 수십, 수백 잔의 커피를 박이추 선생이 직접 핸드드립해서 내놓더군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여기를 찾는 이들은 오직 선생이 로스팅하고,
직접 핸드드립한 커피의 맛을 보기 위해 오는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이런 '당연함'이 기억에 남는 것은
요즘 세상에 이런 당연함이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닌 게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선생의 핸드드립하는 모습에서 장인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숙연함이 전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p.s.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무이고, 문을 여는 날도 저녁 7시까지만 하더군요.
왜 이렇게 일찍 닫나 싶었는데, 계단에 사유를 적어놨더군요.
수십 년을 핸드드립만 하다 보니 손목이 멀쩡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이 일을 좀 더 오래하기 위해 부득이 영업시간을 줄일 수 밖에 없으니
양해해달라는 안내문이었습니다.
방문하실 분은 시간 참고하세요.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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