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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김현우씨 부친상에 다녀왔다.

서울에서도 강북에 있는 고대안암병원이라 낮에는 갈 엄두를 못내고 밤에 서진이를 재운 후 9시에 출발했다.

대략 10시 15분 경에 도착해서 연구실 사람과 앉아 있다가 11시 반 경에 출발했다.

집에 도착해보니 서진이가 거실에서 울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자다가 깨서 아빠가 없으니 다시 못자고 아빠를 기다리겠다고 거실로 나왔단다.

엄마가 옆에 같이 있으려고 해도 자기 혼자 기다려야 한다고 다 가라고 한 후에 혼자서 거실에서 울면서 한 시간이나 아빠를 기다렸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주영이는 열녀 났다고 웃어댔지만, 나로서는 서진이가 참 안스럽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고 등등 만감이 교차한다.

자기 혼자 놔두고 어떻게 가버릴 수가 있냐고 울면서 항의(?)하는 서진이에게, 아빠가 일보러 가야한다고 말하지 않았냐고 했더니, 왜 자기 깨어 있을 때 안가고 자는데 갔냐고 또 항의한다.

그래서 서진이 깨어 있을 때 아빠가 간다고 했으면 못가게 하지 않았겠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아직도 순수한 아이라 그런지 반대를 위한 반대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내가 맞는 말을 하면 바로 수긍하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아빠 얼른 씻고 올 동안 기다리라고 했더니 같이 가겠다고 따라 나선다.

옆에서 기다리는 동안 순식간에 씻고 방에 가서 살살 달래고 다시 재웠다.


오늘은 저녁에 서진이가 TV를 보는 동안 밥을 먹고 이를 닦았다.

이를 닦기 전에 같이 닦겠냐고 물어봤지만 TV에 정신이 팔린 서진이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잠시 후 잘 시간이 되어 서진이를 욕실에 데려가 이를 닦게 했다.

아빠 방에 가서 기다릴테니 혼자 닦고 오라고 하니, 알았단다.

잠시 후 서진이가 방에 와서는 "아빠 먼저 이 닦고 치"하면서 칭얼거리기 시작한다.

"아빠가 같이 닦자고 할 때 서진이는 TV만 봤잖아, 맞지?"라고 했더니 맞단다.

그러면서도 다시  "아빠 먼저 이 닦고 치"라면서 울기 시작한다.

"나 혼자 이 닦으면서 외로웠단 말이야"라고 한다.

"아빠도 서진이가 같이 이 안 닦고 TV만 봐서 화났어. 치"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다.

계속 이말 저말 하면서 달래보았지만 서진이는 점점 더 서럽게 운다.

결국 내가 손 들고 "아빠가 미안해, 다음 부터는 꼭 서진이랑 같이 이 닦을께"했더니, 여전히 칭얼거리면서

"오늘 같이 안 닦았잖아"한다.

그래서 "그럼 지금 같이 가서 이 닦을까?"했더니 좋단다.

결국은 둘 다 이를 닦았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욕실에 가서 다시 이를 닦았다.

심지어 서진이는 나한테 이를 닦아달라고 해서 닦아주고 방으로 데려와서 누웠다.

속상한 것이 풀렸는지 연신 조잘대기 시작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혼자 계속하다가 결국 잠이 들었다.

서진이가 아빠한테 집착하는 것 같아 걱정도 되지만 내가 언제 이런 호사를 누려보나 싶기도 한다.

지금을 즐겨야지. 애들 덕분에 어느 때보다 행복한 지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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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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