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수다장이 서현이

육아일기 2012. 10. 14. 22:35

서현이가 부쩍 말이 많아졌다.

가끔은 정말 말을 하는 것처럼 착각이 들 때도 있다.

우연이겠지만 마치 알고서 대답하는 것처럼 뭔가 말이 되는 듯이 들리는 말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응"하고 대답을 하는 버릇이 생겨서 마치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전히 음악이 나오면 춤추는 것을 좋아하고,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하고, 겁이 없다.

오늘도 광교호수공원에서 엄마 아빠가 어디 있는 지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자기 가고 싶은 곳으로 어디든 걸어갔다.

조금만 한눈을 팔면 어디론지 사라져버릴 것만 같다.

그저께부터 열이 나고 아파서 힘들어하고 있는데, 빨리 낫기만 바랄 뿐이다.

오늘은 아빠랑 많은 시간을 보내서였는지 아빠한테 특히 친하게 굴었던 것 같다.

내 옆에 계속 붙어서 종알종알 떠들기도 하고, 내가 앉아 있으면 내 무릎 위에 여러번 척하니 앉기도 했다.

내가 화장실에 가거나 밖에 나가면 따라와서 지켜보거나 자기를 두고 가지 말라는 듯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최근에는 아침마다 아빠한테 안겨있는 것이 좋아졌는지 내가 커피를 끓이거나 다른 일들을 하고 있으면 와서 안아달라고 두 팔을 벌린다.

신기하게도 서현이를 안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근심이 사라지는 듯 하다.


서진이는 며칠간 계속 떼를 쓰다가 오늘 저녁에야 조금 순해졌다.

뭐가 기분이 나빴는지 하루 종일 성질만 부렸다.

청소할 때는 혼자놀기 힘들다고 성질 부리고,

어제밤에는 차에서 집에 안들어가겠다고 성질 부리다, 엄마가 옷을 차려입고 다시 데리러 와야 한다고 성질 부리고,

등등 한 두시간은 떼를 썼던 것 같다.

그러더니 오늘 저녁에 빨래를 개고 있는데 옆에 와서, 오전에 청소할 때 안 도와줘서 미안하다며 

빨래 개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더니 자기 바지 두 개랑 수건 하나를 갰다.

서진이가 그래도 아직까지 순수한 점은, 자기 잘못을 순수히 인정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자기는 속이 상한다며 계속 떼를 쓰기는 하지만...

오늘도 자고 있는 모습은 예뻤다.

자기 전에 뽀뽀를 하더니, 입을 내밀면서 뽀뽀는 이렇게 입을 내밀고 찐하게 하는 거라고 다시 하겠다고 달려들었다.

그래서 내가 뽀뽀는 찐하게 하는게 아니라 살짝 침 안 묻게 하는 거라고 하니, 찐하게 해도 되는 거라고 우긴다.


요새는 글씨 쓰기에 이어 더하기에 재미를 붙였다.

"아빠 사랑해요" 라고 쓴 편지를 만들거나, 그림판에 그려서 보여주거나 했었는데 계속 다른 글자들도 배우고 있다.

예전과 달리 책을 읽어주면 자기가 아는 글자를 다시 확인하면서 물어보기도 한다.

더하기는 아직 열손가락 내에서 할 수 있는 정도로 하고 있지만 제법 빠르게 잘 한다.

말도 제대로 못하던 어린 아이가 커가면서 이런 일들을 해낸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뭔가를 기억해내고, 또 며칠 후에 있을 일을 미리 계획하기도 하고 그런 나이가 되었다니 정말 신기하다.

최근에는 빨리 겨울이 와서 썰매를 타면 좋겠다며 언제 겨울이 오냐고 매일 물어본다.

하룻밤, 열밤, 스물밤 여기까지가 서진이가 셀 수 있는 밤이고 그 다음은 스물백밤이다.

새로 뭘 알려주기도 어렵고 해서 스물밤이라고 말해 주고 있다.

나도 빨리 겨울이 오고 눈이 잔뜩 와서 서진이와 썰매를 탈 날이 기다려진다.

Posted by 네오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