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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갔던 것을 제외하고 서현이가 이렇게 먼 나들이를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목요일 강릉으로 출발하는데, 아침부터 머리가 아프고 징조가 좋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차를 타고 조금 가는데 멀미를 하는지 속이 메스껍고 토할 것 같은데다 두통은 더 심해졌다.

휴가철이라 차는 막히는데, 서현이도 뒤에서 울기 시작하고 덩달아 서진이도 찡찡거린다.

고속도로가 막혀서 국도로 나왔더니, 길이 구불구불해서 그런지 멀미가 더 심해진다.

그와 함께 서현이도 더욱 울기 시작한다.

속이 너무 안 좋아서 잠시 자면서 쉬다가 깨어서 애들을 보다가 하다 보니,

주영이가 혼자서 열심히 운전한 덕분에 어느덧 강릉에 도착했다.

내려서 짐을 풀고 나니 몸은 탈진 상태다.

그래도 애들 데리고 무사히 도착은 했다.

강릉에 가면 여기저기 좀 다니지 않을까 싶었는데 왠걸.

나흘 동안 집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중간에 겨우 빵집에나 한 번 다녀왔을 뿐, 왠 종일 집안에서 애들 뒤치닥거리하고 재우고 먹이고를 반복했다.

서현이가 잠시 잘 때면 녹초가 된 두 명도 같이 잠을 청했다.

그래도 서울은 35도가 넘는 더위였는데, 강릉은 27-8도에 불과해서 시원하게 있을 수 있었다.

애들도 욕조에서 목욕을 시키거나, 2층에서 대야에 물을 담고 목욕을 시키니 무척이나 즐거워 한다.

게으른 아빠를 둔 덕에 강릉까지 와서도 겨우 욕조에서나 놀다니 불쌍한 아이들이다.

그래도 나흘동안 딱 붙어 있느라 정이 붙었는지, 오늘 아침 학교에 가는데 서현이가 울고 불고 난리다.

강릉에서도 서현이 서진이가 서로 아빠한테 안기겠다고 달려들어서 한 팔에 하나씩 안고 있기도 했다.

서현이는 이제 겨우 돌하고 한 달이 지났는데, 걷기도 너무 잘하고 말도 잘한다.

가끔 서현이가 "아빠"하고 부를 때면 너무 자연스럽고 다정하게 불러서 깜짝 놀라곤 한다.

아빠를 하도 많이 불러서인지 적어도 "아빠"만큼은 다섯살 서진이 못지 않게 다양한 감정으로 잘 부른다.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다급하게, 때로는 짜증을 내면서...ㅎㅎㅎ

요새 서현이가 잘 하는 말은 "안녕하세요"와 "안녕히 가세요"이다.

어쩌면 이렇게 발음이 좋은 지 신기할 정도다.

아, 그리고 "야 이놈아"도 잘 한다.

아빠가 하도 자주 그렇게 불러서 그런가...

오늘은 엄마 옆에서 배꼽 인사를 하면서 "안녕하세요"라고 했다가, 또 "안녕히 가세요"를 했다가를 수십번이나 반복했다고 한다.

내가 업고 밖에 나갔을 때도 계속해서 이 둘을 반복했다.

자기 입에서 뭔가 말소리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가 보다.

서현이는 서진이보다 더 장난꾸러기에 더 적극적인 것 같다. 또 겁도 없다.

강릉에서는 혼자서 2층까지 기어서 올라가기도 했다. 그것도 수 차례나 반복하고,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혼자서 올라가기도 했다.

오늘 아침에는 혼자서 신발을 들고 현관을 나서기도 했다. 놀이학교에 가는 언니를 따라 나서고 싶었나 보다.

서현이는 평소에도 "아빠"만 찾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나하고 뽀뽀는 잘 안한다.

오히려 맨날 자기를 구박하는 언니에게는 싱글거리며 다가가서 얼굴이든 손이든 발이든 뽀뽀를 퍼붓는다.

그러면 서진이도 기분이 좋아서 헤헤거리며 나에게 자랑을 하는데, 내가 뽀뽀하려고 얼굴을 들이밀면 손으로 밀쳐내기 일쑤다.

그래도 아침이면 두 팔을 벌리고 아빠를 찾으며 달려온다. 아, 귀여운 우리 아기.

아빠한테 안기면 자기도 한 손으로 아빠 등을 토닥거린다.

내가 서진이와 서현이를 돌보기도 하지만 때로는 두 아이가 아빠를 돌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 사랑하는 서진, 서현이 건강하고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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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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