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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가 없으니 집이 텅 빈 것만 같다.

서현이는 서진이보다 일찍 잠드는 편인데다 아직 말을 못해서인지 서진이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아침에 서진이를 준비시켜서 놀이학교를 보내려면 꽤나 소리를 질러야 한다.

잘 일어나질 않으니 일어나라고 소리를 질러야 하고,

잘 먹질 않으니 먹으라고 소리를 질러야 하고,

잘 씻거나 이를 잘 닦지 않기 때문에 또 소리를 질러야 한다.

옷도 잘 안입어서 소리를 질러야 하고,

빨리 나가자고 해도 느릿느릿 움직이기 때문에 소리를 질러야 한다.

이런 과정이 스트레스처럼 느껴졌었는데,

막상 서진이가 없고 보니, 서진이는 그런 과정들을 다 즐겼었던 것 같다.

아빠랑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것을 항상 즐거워했다.

내가 빨리 일어나서 식탁으로 가자고 하면 안아서 데려다 달라고 하면서 웃고,

빨리 먹으라고 하면 조금씩 먹으면서 웃는다.

내가 빨리 세수하러 가라고 소리지르면 웃으면서 기어가고,

이도 닦아달라고 조르고,

옷도 입혀달라고 조르면서 좋아한다.

놀이학교 차를 타러 가는 동안에도 서진이는 아빠와 함께 가는 것을 즐거워했던 것 같다.

만일 서진이가 그 모든 것을 시키는 대로 잘 하면서 전혀 즐기질 않고 인상만 쓰고 있다면 어떨까.

지금의 서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새삼 느낀다.

빨리 서진이가 와서 또 그 부산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빠가 좋아서, 뭐든지 아빠가 해주면 좋아하는 서진이,

아빠가 안아만 주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서진이,

아빠 옆에 계속 붙어있으려고 하는 서진이,

그런 서진이가 너무나 보고 싶다.


그래도 서진이가 없는 동안, 서현이와 많이 친해졌다.

그제는 저녁 때 서현이가 말을 안듣고 엄마한테만 가서 조금 뾰루퉁해 있다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는데,

서현이한테 아무 말도 안하고 나갔더니만 현관 앞에서 아빠를 부르면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나중에 들어와서 앉아 있는데, 서현이가 와서 안기더니 방긋방긋 웃기 시작한다.

서현이 특유의 애교시간이다.

얼굴을 내 가슴에 묻기도 하고, 또 방긋방긋 웃으면서 뽀뽀를 한다.

아마, 아빠가 조금 삐진 것 같아서 달래주러 왔나보다.

자다가 깨면 아빠 팔을 베고 안겨서 다시 잠들기도 한다.

어제는 자다가 깨서 울길래 방에 갔다가 아무래도 나도 같이 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서현이에게 "아빠 치카하고 올테니 울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라고 했더니 정말로 울음을 그치고 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더니 내 옆에서 뒹굴거리고 좀 놀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말도 잘 알아듣고, 참 영특하기도 하다.

바람직한 건 아니지만 스마트폰으로 코코몽 어플로 혼자 잘 실행시켜서 보고 놀기도 한다.

이젠 혼자서도 잘 논다. 최근에 부쩍 큰 것 같다.

특히 아프고 난 뒤로는 정말 잘 먹어서 급성장기인가 기대도 된다.

무럭무럭 자라거라, 서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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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가 또 광주에 갔다.

이번엔 기차로 데려다 줬는데, 1년전 쯤에 같이 기차로 가던 때에 비해 부쩍 성숙해졌다.

그 땐 한 손에 여행가방을 들고 서진이를 남은 팔로 안아야 해서 힘들기도 했고, 낯선 곳이 두려워서 처음에 울기도 해서 애먹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서도 잘 걷고, 기차 계단도 잘 올라가니 무척 편하다.

대합실에서는 아빠 무릎에 안겠다고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기차 안에서도 비교적 잘 놀았다.

출발한지 15분 만에 언제 장성에 도착하냐고 떼를 쓰기도 했지만, 바깥 풍경을 보거나 역에 도착하면 여기가 어딘지 물어보거나 밖에 써진 글씨를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아이패드는 필요했지만 아이패드도 앵그리버드를 좀 하더니 금방 질렸나보다.

다시 조잘거리며 이것저것 물어본다.

배가 조금 아프다고 해서 걱정했지만 도착하고 나서는 좋아져서 다행이었다.

역에 마중나온 할아버지를 보고 반가왔는지 뛰어가서 안기기도 하고 기분은 무척 좋아보였다.

서진이는 쿨해서 아빠랑 헤어지는 것도 참 잘한다.

집에서는 아빠 없이는 못살것같이 굴더니만...

서진이가 집에 없으니 집이 텅 빈 듯하고 쓸쓸하게 느껴진다.

특히 잘 때나 새벽에 잠을 깼을 때 서진이가 옆에 없어서 허전하다.

서진이 없을 때, 사람들 만나서 술도 한잔 하면 좋으련만 마침 감기가 걸린데다 개학이 다가와서 할 일이 많아지니 그럴 수도 없다.

집에 들어올때 서진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 좀 아쉽다.

이런 것들을 그래도 서현이가 채워주는데, 서현이는 지금 감기에 심하게 걸린 상태이다.

기침을 심하게 할 때면 가슴이 아프다. 어린 것이 너무 고생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나마 누렇던 코가 조금씩 묽어지고 눈꼽도 조금 줄기는 했지만 기침은 여전히 심하게 한다.

밤에 자다 심하게 기침을 할 때면 깨어서 울기도 하는데, 덕분에 주영이도 잠을 많이 설치고 있다.

감기 덕에 입맛도 없어져서 밥은 입에 대지도 않는다.

겨우 햄이나 굴비 정도만 몇번 먹고는 그 좋아하는 딸기도 안먹는다.

지금은 분유로만 배를 채우고 있다. 안 먹을까봐 얼마전부터 섞어주던 우유도 안 주고 있다.

들어올려보니 체중이 꽤 줄은 것만 같다.

빨리 감기가 나아서 밥도 잘 먹고 잘 놀고 해야 할텐데...

불쌍한 서현이.


아, 그리고 서진이가 드디어 토트네스를 그만 두게 되었다.

이제 다담주부터는 연화유치원에 다니게 된다.

경기대에 가까워서 한편으로는 편한 점도 있을 것 같고, 돈도 꽤나 절약된다.

새로 지어서 시설도 좋고 바로 옆이 산이라 체험학습도 잘 할 것 같지만, 토트네스에서처럼 살뜰한 보살핌은 못 받을 것 같기도 한다.

토트네스는 처음에 많이 아프기는 했지만 그래도 서진이가 글도 깨우치고 여러 가지 배운 것들도 많은데다 선생님들도 대부분 친절해서 안심하고 보낼 수 있었다.

죽전으로 옮기지만 않았으면 1년은 더 보낼 생각이었는데, 차를 너무 오래 타야할 것 같아서 그냥 옮기기로 했다.

서진이는 역시나 쿨해서 그만 두는 것도 크게 아쉬워하지 않는 것 같고, 선생님들이나 친구들도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아직까지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야 할텐데, 또 나름 서진이가 잘 적응하는 성격이라 괜찮을 것 같기고 하다.

부디 이상한 애들만 없기를 바란다.

뭐, 있어도 어차피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니 잘 극복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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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가 어느새인가 한글을 배웠다.

얼마전까지도 겨우 "아빠, 엄마, 사랑해" 정도를 쓸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인가 쓸 줄은 몰라도 거의 대부분의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집에서는 거의 가르친 적이 없었는데 대견하기도 하다.

물론 아직도 어려운 글자들을 읽지 못하지만 어린이용 동화책 한 권 정도는 거뜬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서진이는 똑똑하기 때문에 혼자서도 잘 배운 것이라 했더니 주영이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서진이가 집중력이 좋은 것은 누구나 안다.

엄마 아빠가 강요하지 않고 앞으로도 이렇게 스스로 배워나갔으면 좋겠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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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온가족이 키즈카페에 갔다.

원래는 서진이에게 새로운 블럭을 사주기 전에 한번 써보려고 갔는데,

우리가 원하는 버그박스가 블럭카페에 없어서 그냥 옆에 있는 키즈카페로 갔다.

롯데마트 내부에 있는 조그만 키즈카페라 놀이도구는 많지 않았지만 서진이와 서현이 모두 오랜만이라 그런지 무척 즐거워 보였다.

서진이는 이제 제법 커서 혼자 알아서 놀아도 별 신경이 안 쓰이는데,

서현이는 혹시라도 다치거나 제대로 못 놀까봐 잔뜩 긴장하게 된다.

먼저 방방뛰는 곳에 갔는데, 대여섯살 정도 된 남자애가 일부러 서현이에게 와서 부딪히고 위에서 아래로 다리를 건다.

혼내고 화를 냈더니, 한번 정도 더 해보다가 다른데로 간다.

아빠가 도와줘서인지 서현이는 나름대로 열심히 잘 논다.

그러다 대여섯살 먹은 애와 부딪혀서 넘어져 운다.

갑자기 아홉살 쯤 되어보이는 여자애가 오더니 서현이를 잡는다.

달래주려나 했더니, 나의 순진하고 어리석은 생각에 불과하다.

조그만 애는 여기서 놀면 안된다고 끌어내린다.

물론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서현이를 달래느라 그녀석에겐 뭐라 할 틈도 없었다.

기분이 상했는지 옆에 다른 곳으로 옮겨서 논다.

조금 있다가 다른 아이들 소꼽장난 하는 곳으로 갔는데, 그 중 한 여자애가 서현이를 또 끌어낸다.

"애기랑 같이 안 노니?"하고 그냥 한마디 하고 돌아서서 다시 원래 놀던 곳으로 갔는데,

잠시 후 그 여자애가 와서 이제 아기랑 같이 놀겠다고 하더니, 끈질기게 귀찮게 굴기 시작한다.

이런 곳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관심병 환자 같은 어린애들이 어딜 가나 꼭 있다.

대개는 자기 부모(특히 아빠)에게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애들이다.

나를 마치 자기 아빠나 되는 양 서현이보다 더 나에게 들이댄다.

이럴 땐 참 당황스럽다.

잠시 후 12살짜리 여자애들 둘이 나타나더니 서현이가 너무 귀엽다고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언니들과 노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아서 잠시 놀게 하고 서진이에게 갔는데,

갑자기 서현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가서 보니, 미끄럼타고 내려오면서 다리가 꺾였다고 한다.

다쳐보이지는 않는데 눈치를 보니 아까부터 따라다니던 조그만 여자애가 옆에서 훼방을 놓는 것 같다.

관리하는 아가씨가 와서 한마디 하고, 12살짜리 여자애는 조그만 여자애가 잘못 했는데 왜 자기들한테 뭐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며 속상해한다.

그래도 서현이가 예쁜지 조금 있다가 다시 서현이에게 온다.

이 조그만 아이가 "안녕하세요"를 똑똑히 말하고, 강남스타일 춤까지 추니 인기는 더욱 상승이다.

게다가 주변 언니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스타일대로만 깔깔거리며 노는데다 아빠가 안아주는 것만 허락하니,

영락없는 차도녀 스타일이다.

덕분에 일하는 아가씨들까지도 귀엽다고 난리다.

서현이가 이렇게 여러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고 있는 도중에도, 서현이는 자기 놀 일에 열심히 집중이다.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보면서 놀고 있다.

역시 호기심이 왕성하다.

옛날 오락실 게임들도 해보는데, 진짜로 자기가 할 때는 제대로 못하면서 데모 플레이가 돌아갈 때는 자기가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무척이나 즐거워한다.

뭐, 귀여울 따름이다.

잠시도 쉬지 않고 2시간을 내리 놀았다.

집에 와서는 함께 목욕을 했는데, 둘 다 목욕을 정말 좋아한다.

목욕을 하다 서진이가 나에게 뽀뽀를 하면 서현이도 "뽀뽀"하면서 나에게 입술을 들이댄다.

둘 다 열심히 노느라 배가 고팠는지 평소와는 다르게 밥도 잘 먹는다.

서진이는 밥을 다 먹고, 쨈빵을 만들어 달라더니 그것도 다 먹었다.

역시 아이들은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진리를 오늘 새삼스럽게 또 배웠다.

잠자리에 누운 서진이가 자기는 아빠랑 같이 그림에 들어가서 그 안에서 아빠와 뽀뽀를 하면 하트가 주변에 잔뜩 생기는 꿈을 꾸겠다고 한다. 그리고는 아빠도 같은 꿈을 꿔야 한다고 한다.

서진이와 서현이를 보고 있으면 이게 꿈인가 싶다.

서진이를 제외한 세상 나머지를 다 준대도 바꾸고 싶지 않을 정도다.

귀여운 우리 아가들.

건강하고 영특하고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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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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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국토연구원에서 회의를 하고 식사를 하느라 집에 늦게 왔다.

10시 반이 거의 다 되어서야 집에 왔는데, 서진이는 마침 잠이 들어서 주영이가 방으로 옮기는 중이었다.

서진이가 나를 기다리다 아빠가 보고 싶다고 30분 가량이나 울었다고 한다.

그래도 어떻게 주영이가 고생고생해서 재운 모양이다.

서현이는 아빠가 있던 없던 언제나 기분이 좋다.

옷을 갈아입고 이를 닦으러 화장실에 가니 내 칫솔에 치약이 흘러내려 묻어 있고, 컵에 물이 가득 담겨 있다.

서진이가 아빠 오면 이 닦아야 한다고 미리 다 준비해 놓았다고 한다.

그걸 보고 있으니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나는 참 행복한 아빠다.

서진이에게 별로 잘 해주지도 못하는데 이런 과분한 대접을 받고 있다.

평생의 효도를 다 받고 지금은 보너스를 받고 있는 중이다.

예쁘게 잘 키워야지. 우리 서진이.


아, 그리고 집에 늦을 일은 앞으로도 최소한으로 줄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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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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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현이 건강검진이 있었다.

발달사항은 아주 좋았지만, 키가 작은 편이다.

평균이 81cm인데 서현이는 77cm에 불과하다.

키가 안클까봐 걱정이긴 한데, 그래도 서현이는 통통하면서 뭔가 꽉 차 있는 느낌이다.

서진이는 급성장기가 있었는데, 서현이는 그랬던 적이 없다.

앞으로 서현이도 급성장기가 오겠지.

주영이는 여자애들이니까 괜찮을거라고 하지만 어떻게든 애들 키는 최대한으로 키웠으면 좋겠다.


어제 주영이와 함께 서진이 세살 네살 무렵의 동영상을 봤다.

예전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는데, 그 중에서도 재미있는 것은 서진이의 말투와 표정이다.

항상 무표정한 얼굴로 말은 뚝뚝 끊어서 이야기하는데,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마치 컴퓨터가 자동으로 말하는 듯이 하는데, 지금 들어도 너무나 귀엽다.

거기에 비하면 서현이는 아직 말을 몇 단어 밖에는 못하지만, 훨씬 부드럽게 하는 편이다.

"안녕하세요" 같은 경우 너무나 자연스럽게 얘기해서 소아과 의사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거기다 "아빠"는 얼마나 다정하게 부르는지...

서진이는 지금 서현이보다 그 때 훨씬 발육이 좋아서 지금의 서현이는 도저히 입을 수 없는 큰 옷들을 이미 그 나이에 입고 있었다.

세살 봄에는 높이가 4-5m나 되는 미끄럼틀도 전혀 겁내지 않고 올라가곤 했다.

오히려 다섯살에는 올라가기를 겁냈다.

서현이가 겁은 더 없지만 아마 몸이 작아서 서진이처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서진이가 무표정한 얼굴로 의외의 말이나 행동을 해서 우리들을 놀래켰던 반면, 서현이는 애교와 유쾌함으로 우리를 기쁘게 한다.

가끔 떼를 쓸 때도 있지만 대부분 서현이는 항상 유쾌하고 즐겁다.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음악만 나오면 거기에 맞추어 덩실덩실 춤을 춘다.

엄마 아빠의 표정이나 동작을 잘 따라하고, 특히 서진이가 하는 것은 뭐든지 따라해야 한다.

며칠전에는 서진이가 갑자기 바닥에 깐 매트 밑으로 기어들어갔는데, 서현이도 이를 따라하다 무거운 매트 밑에 깔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어 운 적도 있다.

오늘은 서진이가 옷장 속에 숨자, 서현이도 따라서 옆 옷장에 숨었다.

겁이 없어서 식탁 위에도 곧잘 올라가는데, 서진이는 하지 못했던 행동이다.

이런 행동은 거꾸로 서진이가 따라해서, 어제는 둘이 같이 식탁 위에 올라가 놀기도 했다.

물론 그러고 나면 신나게 야단을 들어야 하지만...

서진이가 예쁜 행동으로 우리를 즐겁게 했다면 서현이는 유쾌한 행동으로 우리를 즐겁게 한다.

더 늦기 전에 나도 사진을 찍어야겠다.

학교에서 놀고 있는 펜탁스 카메라를 집으로 가져와야할까 보다.


방학이 무서운 속도로 지나가고 있다.

할 일이 엄청 많은데... 그 많은 일들을 제대로 하고 방학을 끝낼 수 있을까?

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애들이랑 즐겁게 놀 시간은 있었으면 좋겠다.

서진이를 키우면서 연구든 외부 일이든 별로 제대로 한 것이 없지만, 서진이와 함께 논 동영상을 보니 후회는 없었다.

그래도 이 두가지를 잘 병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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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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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이사를 하고 부모님이 서진이를 데려가셨다.

그리고 거의 일주일만에 장성에 내려갔다.

내려가서 서진이를 보고 순간 깜짝 놀랐다.

내 딸이라고 하기엔 너무 예뻐서였다.

서진이는 정말 예쁘게 자라주는 것 같다.

별 고생도 하지 않고 이렇게 예쁜 딸을 거저 얻는 것 같아서 미안할 정도다.

물론 앞으로 고생을 많이 하게 되겠지...

서현이도 총명하게 생겼다고 할까. 눈이 초롱초롱하고 정말 영리해보인다.

집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면 너무나 예쁘다.

가끔은 남자아이 같기도 하고, 촌티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또 어떤 때는 너무나 예뻐서 역시 놀라곤 한다.

이렇게 예쁜 두 딸이 아직까지는 아빠를 좋아해주고 있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장성에서는 날씨가 추워 집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어제 주영이, 서진이와 산책을 나섰다가 문득 썰매를 타고 싶어졌다.

썰매를 들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뒷산에 올랐더니 천연 썰매코스가 있다.

에버랜드 못지 않은 썰매코스인데, 조금은 더 거칠고 위험하다.

그래서 더 재미있을 수도 있는데, 서진이는 재미있지만 무섭다며 세번 정도 타더니 그만 타겠단다.

마지막에 내려올 때는 휴대폰으로 촬영을 했는데 꽤나 실감나는 영상이 되었다.

부모님 집이 자연 속에 있어, 아이들에게 힘들이지 않고 자연체험을 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 아침에는 마당에서 서현이 썰매를 태워줬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어리둥절한 것 같았다.

더군다나, 눈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차가운 눈이 얼굴이나 손에 닿는 것도 조금은 두려워하고,

눈 위를 걷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곧 익숙해져서 서현이도 즐기기 시작했다.

서진이까지 함께 나와서 놀기 시작하자 차가운 것도 잊어버리고 눈 위에서 신나게 놀았다.

장갑도 아마 거의 처음 껴 본 것이라 장갑을 낀 채로는 나뭇가지가 잘 손에 쥐어지지 않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래도 이 낯선 체험이 꽤나 즐거웠나 보다.


오늘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서진, 서현 둘이 함께 있어서 다행이다.

서현이가 아직 어린데도 둘이서 어울려 잘 논다.

서진이는 자기 싫다며 11시가 거의 다 되도록 엄마아빠와 함께 놀았다.

새해에도 둘 다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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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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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드디어 우리 집으로 이사를 했다.

집주인은 여전히 싸이코처럼 군다.

이사하는 날 집에 와서는 욕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스티커를 떼고 가라고 하더니,

어차피 이사하면서 다시 떼었다 달아야 하는 중문을 제대로 바꿔달라고 하질 안나, 문 사이에 빛이 들지 않도록 붙여놓은 스티커도 떼고 가라고 한다.

인테리어를 새로 할 거라고 하면서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을 보면 그냥 우리를 괴롭히고 싶은 모양이다.

그런 집주인 덕분에 우리집에 들어가는 기분이 한결 더 상쾌하다.

이제는 그런 꼴을 당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살 것만 같다.

집은 새 집이라 깨끗하기도 하고, 최신의 기술들이 적용되어 고급이기도 하고, 위치도 좋고, 경치도 좋고 거의 모든 면이 이전 집보다 낫다.

단점이라면 자연드림이 근처에 없고, 아직 입주기간이라 어수선하고, 소아과도 아직 없고, 편의시설도 아직은 부족하다.

가장 좋은 점은 둘 다 학교가 가깝다는 것이다.

주영이는 걸어서 10분, 나는 약 30분이면 갈 것 같다.

그저께 아침에 차가 없어서 버스를 타러 갔다가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그냥 무작정 걸었는데, 이리저리 헤매었음에도 불구하고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서진이도 새집이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집이 좋다고 무척 신이 났다.

서현이는 아침에 일어나더니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모님 댁에 가서 잠이 든 체로 새 집에 왔기 때문에, 여기가 새집인지 모르고 깨어났다.

집 구조가 비슷한 덕에 처음엔 잘 몰랐었는데, 서재로 가려고 해도 문이 없고, 예전 부모님 방에서 서진이 방으로 가려고 해도 문이 없어서 어리둥절해 하는 것 같았다.

이제 우리 집에서 살게 되는 것인데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나도 집 구조가 비슷해서 다른 일을 하다보면 잊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부엌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이사하는 분들이 무척이나 세심하게 정리해준 덕에 할 일이 별로 없다.

원래는 한 일주일 정도 정리하느라 시간을 보낼 것 같았는데, 따로 정리할 것이 없어 무척이나 편하다.


부모님께서 금요일에 올라오셨다.

아버지가 예전과 달리 무척 피곤해 보이시고 얼굴이 좋지 않으셔서 걱정이다.

하지만 서현이가 워낙 애교덩어리라 조금은 피로를 잊으신 것 같았다.

그동안 서현이가 부쩍 자라서 이제는 제법 잘 논다.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면 춤을 따라 추면서 노래를 흥얼거린다.

서진이와는 달리 서현이는 하루 종일 유쾌한 편이고, 춤이나 노래도 훨씬 좋아한다.

서진이가 뭔가 하나에 몰두하는 편이라면 서현이는 이것 저것 관심도 많고 심각하기 보다는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애교도 많고 노는 것도 좋아한다.

둘의 공통점이라면 둘 다 호기심이 많고 장난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보고 있으면 뭐 더 장난칠 것이 없나 하고 집안을 뒤지고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정말이지, 서진이와 서현이를 보고 있으면 가슴에서 사랑이 마구 솟아나는 것이 느껴진다.

서진이가 부모님과 함께 광주에 간 덕에 오늘은 서현이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서현이는 아빠를 너무나 다정하게 부른다.

목소리 하며 그 톤이 어린아이답지 않게 다정하다.

같이 조금 놀면 쉽게 깔깔거리며 웃고 작은 일에도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기 때문에,

정말 같이 놀아주는 보람이 있다.

서진이도 그렇지만 서현이도 우리 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아이들이 장난치는 것을 보면 야단은 치지만, 싫지는 않다.

오히려 호기심 많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 마음에 쏙 든다.

두 아이 모두 모든 면이 너무나 마음에 들고 너무나 사랑스럽다.

둘 다 조심스러우면서도 대담하고,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고집이 세다.

그리고 유쾌하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정말 어디서 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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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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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장이 서현이

육아일기 2012. 10. 14. 22:35

서현이가 부쩍 말이 많아졌다.

가끔은 정말 말을 하는 것처럼 착각이 들 때도 있다.

우연이겠지만 마치 알고서 대답하는 것처럼 뭔가 말이 되는 듯이 들리는 말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응"하고 대답을 하는 버릇이 생겨서 마치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전히 음악이 나오면 춤추는 것을 좋아하고,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하고, 겁이 없다.

오늘도 광교호수공원에서 엄마 아빠가 어디 있는 지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자기 가고 싶은 곳으로 어디든 걸어갔다.

조금만 한눈을 팔면 어디론지 사라져버릴 것만 같다.

그저께부터 열이 나고 아파서 힘들어하고 있는데, 빨리 낫기만 바랄 뿐이다.

오늘은 아빠랑 많은 시간을 보내서였는지 아빠한테 특히 친하게 굴었던 것 같다.

내 옆에 계속 붙어서 종알종알 떠들기도 하고, 내가 앉아 있으면 내 무릎 위에 여러번 척하니 앉기도 했다.

내가 화장실에 가거나 밖에 나가면 따라와서 지켜보거나 자기를 두고 가지 말라는 듯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최근에는 아침마다 아빠한테 안겨있는 것이 좋아졌는지 내가 커피를 끓이거나 다른 일들을 하고 있으면 와서 안아달라고 두 팔을 벌린다.

신기하게도 서현이를 안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근심이 사라지는 듯 하다.


서진이는 며칠간 계속 떼를 쓰다가 오늘 저녁에야 조금 순해졌다.

뭐가 기분이 나빴는지 하루 종일 성질만 부렸다.

청소할 때는 혼자놀기 힘들다고 성질 부리고,

어제밤에는 차에서 집에 안들어가겠다고 성질 부리다, 엄마가 옷을 차려입고 다시 데리러 와야 한다고 성질 부리고,

등등 한 두시간은 떼를 썼던 것 같다.

그러더니 오늘 저녁에 빨래를 개고 있는데 옆에 와서, 오전에 청소할 때 안 도와줘서 미안하다며 

빨래 개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더니 자기 바지 두 개랑 수건 하나를 갰다.

서진이가 그래도 아직까지 순수한 점은, 자기 잘못을 순수히 인정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자기는 속이 상한다며 계속 떼를 쓰기는 하지만...

오늘도 자고 있는 모습은 예뻤다.

자기 전에 뽀뽀를 하더니, 입을 내밀면서 뽀뽀는 이렇게 입을 내밀고 찐하게 하는 거라고 다시 하겠다고 달려들었다.

그래서 내가 뽀뽀는 찐하게 하는게 아니라 살짝 침 안 묻게 하는 거라고 하니, 찐하게 해도 되는 거라고 우긴다.


요새는 글씨 쓰기에 이어 더하기에 재미를 붙였다.

"아빠 사랑해요" 라고 쓴 편지를 만들거나, 그림판에 그려서 보여주거나 했었는데 계속 다른 글자들도 배우고 있다.

예전과 달리 책을 읽어주면 자기가 아는 글자를 다시 확인하면서 물어보기도 한다.

더하기는 아직 열손가락 내에서 할 수 있는 정도로 하고 있지만 제법 빠르게 잘 한다.

말도 제대로 못하던 어린 아이가 커가면서 이런 일들을 해낸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뭔가를 기억해내고, 또 며칠 후에 있을 일을 미리 계획하기도 하고 그런 나이가 되었다니 정말 신기하다.

최근에는 빨리 겨울이 와서 썰매를 타면 좋겠다며 언제 겨울이 오냐고 매일 물어본다.

하룻밤, 열밤, 스물밤 여기까지가 서진이가 셀 수 있는 밤이고 그 다음은 스물백밤이다.

새로 뭘 알려주기도 어렵고 해서 스물밤이라고 말해 주고 있다.

나도 빨리 겨울이 오고 눈이 잔뜩 와서 서진이와 썰매를 탈 날이 기다려진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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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가 이제 말을 알아듣기 시작했다.

서현이는 서진이에 비해 안된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안돼 라고 말하면 울기 시작했다.

이것도 서진이와는 다른 점이다. 서진이는 안된다고 하면 그냥 안했는데,

서현이는 꼭 운다.

얼마전 주영이가 장난삼아 서현이에게 웃으면서 "안돼"라고 부드럽게 말했는데, 서현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나도 마찬가지로 웃으면서 안돼 라고 해봤더니 역시나 운다.

입을 삐죽 내밀고 눈치를 보다가 "아~"하고 울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가 귀여워서 몇번이나 했다.

서현아, 미안해.

게다가 서현이는 어른들 말대로 "흥"이 있다.

음악이 나오면 엉덩이를 들썩들썩 하면서 춤을 춘다.

누가 시킨적도 없는데, 오디오건 아기 장난감이건 음악이 흘러나오면 거기에 맞추어서 춤을 춘다.

서 있을 때는 무릅을 구부렸다 펴면서 엉덩이를 들썩들썩 하고, 무릅 꿇고 있을 때에도 엉덩이를 들썩거리다가

정말 기분이 좋아지면 "꺄아~"하고 소리를 지른다.

놀라운 아이다.

얼마 전에는 혼자서 계속 "어찌고어찌고"를 반복하면서 말하기 연습을 했는데, 최근에는 엄마가 하는 말을 곧잘 따라한다.

제일 자주 하는 말이 "아기야"였는데, 이제는 엄마나 할머니가 하는 말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빠빠"도 하고, "뭐라고"도 곧잘 따라한다. "언니야"도 하고. 물론 "엄마", "아빠"는 기본이다.

말을 배우려고 그러는지 혼자서 중얼중얼 뭐라고 하기도 한다.

서현이는 서진이에 비해 애교가 많다.

아는 사람을 보면 항상 웃고, (이렇게 웃기기 쉬운 아기도 드물 것이다.) 아빠한테 달려와 안기기도 하고, 보행기에서도 두 손을 내밀어 안아달라고 한다.

서진이 방에 혼자 두고 주방에서 밥을 먹고 있으면 사람들을 찾아 주방으로 기어온다. 

오늘 아침에는 식탁 밑으로 기어와서 나에게 안겼다.


서진이는 이제 밤에 잘 안깨고 잘 잔다.

자기 전에 쉬를 꼭 시켜서 그런지 최근에는 자다가 이불에 쉬한 경우도 없다.

밤에 잠깐 깰 때가 있는데 내가 가면 금방 진정하고 다시 잠이 든다.

게다가 나름 여성스러워져서 칫솔도 여자색깔 치솔만 쓰겠다고 우긴다.

화장실도 남자 여자 화장실을 가르는데, 집에 있는 화장실을 제멋대로 갈라서 나더러 여자화장실에 가지 마라고 야단친다

최근 파마를 해서 엄청 귀여워졌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자는 모습을 보면 정말 천사처럼 예뻐 보인다.

물론 떼쓰고 난리칠 때는 여기가 바로 지옥인가 싶을 때도 있다.

그림을 따로 가르친 적이 없었는데, 놀이학교에서 배워서인지 요새는 그림도 무척이나 잘 그린다.

엄마, 아빠를 그리기도 하고, 집이나 산을 그리기도 하는데,

요전에는 나와 함께 물감으로 숲을 그렸다.

색깔에 대한 센스가 뛰어나고 원색을 좋아해서 짙은 원색의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나도 어렸을 적에 미술에 대한 재능이 조금 있었는데, 서진이도 잘 하게 될런지...

서진이는 내가 해주는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

이야기라고 해 봐야 아주 단순하고 별볼이 없는 이야기이다.

보통 이야기 주제는 서진이가 정해 준다.

어제 밤에는 파워레인저, 미러클볼트(누구인지 모름), 애런딜런(맞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역시 누구인지 모름)이 싸운 얘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셋이 산에 놀러갔다고 괴물이랑 도깨비랑 싸운 얘기를 해줬다.

괴물이랑 도깨비가 수가 많아서 싸우기 힘들다고 했더니, 흥분해서 벌떡 일어나서 외쳤다.

"그럼, 친구들을 데리고 오면 돼"

"그리고 미러클볼트는 변신을 하면 돼, 응"

하면서

"미러클볼트는 이렇게 변신을 하지"

하더니 직접 변신 흉내를 냈다.

멋있다고 얘기해줬더니 의기양양해져서 한 다섯번 연속 변신 흉내를 냈다.

애런딜런이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애런딜런은 로보트가 아니야, 근데 애런딜런은 사람도 아니야"

라고 대답해줬다. 그럼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아무튼 또 얘기를 해달라고 해서 이번에 바닷가에 갔다가 상어괴물을 만났다고 했더니,

또 흥분해서 벌떡 일어났다.

"상어는 물고기를 잡아먹어, 그리고 이가 뾰쪽해. 삼각형이야, 이렇게 생겼지"

하며 또 흉내를 냈다.

그리고 다시 미러클볼트의 변신모습을 한 다섯번 흉내내고, 괴물들 수가 많으면 친구들을 데려오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멋진 애들은 스물명이야, 그러면 이길 수 있지"

라고 했다.

또 얘기를 해달라고 해서 이번엔 그 셋이 상현공원에 간 얘기를 해줬다.

얘기를 해줘도 끝이 없다.

겨우 달래서 얘기를 멈췄더니, 내일 또 해달라고 사정했다.

내일은 이 셋이 어디를 가야 하나...

그리고 나서도 잠이 잘 안오는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뭔가 난해한 노래를 부르길래 아이폰으로 녹음을 했다.

다시 들려줬더니 깔깔거리며 좋아한다.

계속 녹음하겠다고 하면서 나중에는 애국가를 세번이나 불렀다.

귀여운 서진이, 그렇게 놀아놓고서 오늘 아침에는 6시 20분에 일어났다.

체력 짱!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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