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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버지 생신이시라, 아침에 아이들과 전화를 드렸다.

서현이를 유치원 버스에 태워서 보내고 학교에 왔는데, 주영이한테서 카톡이 왔다.

거기엔 서진이가 아침 그 짧은 시간에 그려서 할아버지께 보낸 그림이 있었다.



이 그림을 보고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인 것일까? 아니면 서진이의 생각에서 나온 것일까?


그림을 보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졌다.

화면을 가득 채운 한 그루의 나무.

초봄에나 볼 듯한 파릇한 색상의 대지 위에 두터운 아름드리 나무가 굳건하게 서있다.

나뭇잎은 풍성해서 화면에 다 보이지도 않는다.

뒤의 하늘은 파란색이 다양한 농도로 어우러져 있다.

할아버지가 나무처럼 든든하게 버티고 계신다는 뜻일까, 아니면 앞으로 저 나무처럼 건강하고 풍성하게 사시라는 뜻일까?


아직 어리고 작은 저 아이의 머리속에는 얼마나 많은 지혜와 아름다운 감성이 담겨 있는 것일까?

항상 생각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경이롭다.


서진이가 곁에 있어도 서진이가 보고 싶다.

한살 때 모습, 세살 때 모습, 다섯살 때 모습, ....

어렸을 때 돌에 쪼그려 앉아 올려다 보던 모습, 첫 선물을 받고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던 모습, 마지막으로 토트네스에 가던 날의 야무진 모습,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학교에 가던 날의 의연하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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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

서진이가 마인크래프트를 시작한 지도 꽤 되었다.

제발 마인크래프트를 설치해달라고 서진이가 편지와 5만원을 가져와서 나에게 줬을 때, 더 이상 미룰 수는 없겠구나 싶었다.

우선은 아이패드에 만원짜리 포켓 에디션을 깔아서 줬다가, 최근에는 PC 버전을 3만원이나 주고 설치했다.

지난 몇 년간 서진이의 관심사는 다양하게 변해왔는데, 가장 최근의 터닝메카드에서 이제는 완전히 마인크래프트가 가장 위로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서진이는 블록이나 레고로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는데, 마인크래프트는 훨씬 큰 스케일로 새로운 세상에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은 서진이가 좋아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문제는 마인크래프트 세상에서 뭔가를 만드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번 주 월요일에야 나도 들어가서 직접 집을 만들어봤는데, 마우스의 사용에 매우 익숙한 나임에도 시간이 꽤나 걸렸다.

서진이는 아마도 간단한 것 하나 만드는 데에도 1시간이 걸릴 것이다.

여기서 또 문제는 서진이에게 30분 이상은 시간을 잘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너무 컴퓨터 사용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주에는 30분 정도의 게임을 마치고 그만 하게 했더니, 서진이가 예의 그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다.

별로 많이 만들지도 못했고, 만드는 과정이 어렵기도 하고 아마 그랬겠지만, 무엇보다 아빠가 같이 들어와서 해주기를 바랬던 것 같다.

그러나 짜증의 도가 너무 지나쳐서 결국은 나로 하여금 아이패드와 PC의 마인크래프트를 지우게 만들었다. 그 이후로도 서진이는 짜증을 멈추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일까?서진이의 성격일까, 아니면 게임의 중독성일까, 그도 아니면 하나의 과정일까?

월요일에 PC 버전을 다시 설치하고 서진이에게 게임을 하도록 했을 때, 서진이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먼저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시간을 꼭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시간을 마친 후에 결코 짜증을 내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가끔은 서진이가 밉고, 이대로 두어도 되는 걸까 싶다.

그러나, 서진이는 아직 자라는 과정이다.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

우리가 사랑으로 잘 가르친다면 서진이는 잘 받아들이고 잘 자라날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서진이는 이미 나보다 나은 사람이다.

따뜻하고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고, 작은 일에 집착하지 않는다.

나쁜 일은 빨리 잊고, 항상 재미있고 좋은 일을 생각한다.


나랑 아무리 다퉈도, 내가 집에 가면 가장 먼저 웃는 얼굴로 뛰어와 안긴다.

목욕을 하다 벌거벗은 채로도 주저없이 뛰어온다.

그리고 점점 더 예뻐지고 있다.

언젠가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가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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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

삼척 하이원 추추파크에 다녀왔다.

날이 더워서 추추파크 자체는 그냥저냥 그랬지만, 레일바이크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추추파크에 있는 물놀이 기구. 10분에 5천원이나 했지만 덥기도 하고 특이하기도 해서 둘 다 놀게 해줬다. 정작 물에는 안들어가는 물놀이 기구.



더운데도 둘 다 꽤나 즐겁게 논다.



레일바이크를 뒤로 하고 한 컷. 꽤나 먼 거리를 뒤에 있는 저 바이크를 타고 내려가야 한다고 해서 힘들겠다 싶었는데 왠 걸. 발을 굴려서 가는 건 한 200m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내리막이라 그냥 알아서 내려간다. 브레이크만 중간에 조금씩 잡아주면 된다.



출발! 과연 재미가 있을까 싶은 순간이다.



오랜만의 웃는 서진이 사진.



둘 다 잘 나온 사진을 구하기 어려운데, 이 사진은 비교적 성공.



이 날도 무지하게 더운 날이었는데, 터널에 들어가면서 시원함과 동시에 짜릿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바닥과 벽에 설치된 다양한 조명이 아이들을 즐겁게 한다.



이것 양쪽 벽에 설치된 조명.


처음엔 별거 있을까 싶었는데, 레일바이크는 의외로 재미가 있었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터널을 통과하고 또 시원한 바람을 느끼는 속도감까지 아이들과 함께 타기에는 아주 만점짜리 놀이였다. 내리막길이라 전혀 힘들지 않다는 것도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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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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