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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와 함께 놀면 서진이의 한가지 특성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서진이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것을 같이 하도록 시킨다는 점이다.
예전부터 서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발구르기이다.
기분이 좋아지면 제자리에서 발을 구르고,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이 발을 구르도록 시킨다. 그것도 한사람씩 지명해 가면서. "아빠, 아빠" 하고 부른 후에 손짓으로 따라 하도록 시킨다.
발구르기는 밖에 나갈 때 엘리베이터 안에서 반드시 하는 동작이기도 하다.
요새는 발구르기를 하고 나서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를 하고 그 후에 어지럽다며 바닥에 쓰러지는 것까지 3연속 콤보를 시킨다.
서진이 방에서는 엉덩이를 푹신한 침대가에 대고 앉아서 방방 뛰기를 시킨다.
최근에는 토끼 흉내를 내면서 깡총깡총 뛰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주변사람들에게 따라 하도록 시킨다. 마치 유격훈련을 하는 느낌이다.
그 외에도 종이로 된 북을 머리에 쓰고 인사하면서 북 떨어뜨리기, 소파에 안기 등을 시키는데, 무엇보다도 하일라이트는 "응가하기"이다.
서진이는 주로 나랑 숨바꼭질을 하면서 응가를 많이 했는데, 숨바꼭질 중에 응가를 하게 되면 쪼그리고 앉아서 힘을 준다.
이 때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따라서 쪼그려 앉은 후에 힘을 줘야 한다.
처음엔 내가 서진이 힘줄 때 서진이가 잘 할 수 있도록 같이 앉아서 힘주는 흉내를 내면서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쪼그리고 앉아야 한다.
주영이는 서진이가 자라서 리더십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글쎄...
그건 커봐야 알 수 있겠지...
지금은 단지 서진이의 그런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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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엔 유난히도 눈이 많이 오는 것 같다.
덕분에 눈 좋아하는 서진이에게 눈 구경을 실컷 시켜줄 수 있어 좋다.
오늘도 오후부터 내린 눈이 저녁무렵에는 꽤 많이 쌓였다.
집에 좀 늦게 오는 바람에 9시 반경이 되어서야 주영이랑 서진이랑 이렇게 눈구경을 집앞으로 나갔다.
날씨가 따뜻해서일까. 눈이 유난히도 반짝거린다.
자세히 보니 결정의 모양이 그대로 유지되어 있다.
아마도 이 때문에 반짝거렸던 모양이다.
주영이는 눈이 예쁘다고 야단이다. 서진이보다 주영이가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예쁜 눈이라고 한다. 나한테 이렇게 예쁜 눈 보았냐고 물어보길래,
"본 적은 있겠지. 40년이나 살았는데... 기억을 못하는 것 뿐 아니겠어."라고 했다.
내가 들어도 정말 멋대가리 없는 대답이다.
하지만 내가 보아도 참 예뻐보인다.
눈이 쌓인 나무 사이로 가로등 불빛이 비치고, 그 불빛에 내리는 눈결정이 비쳐서 마치 하늘에서 조그마한 빛가루가 쏟아지는 듯 하다.
오랜만에 보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서진이도 모처럼의 외출과 아름다운 풍경 때문인지 무척 즐거워 보인다.
이 눈은 또 쉽게 뭉쳐져서, 주영이와 함께 뭉친 눈으로 던지기 놀이를 했다.
눈을 던지며 놀다 보니 캐치볼이 문득 하고 싶어졌다.
주영이에게 얘기했더니, 곧 서진이가 크면 할 수 있을 거랜다.
과연 그럴까? 그 때쯤 되면 친구들하고만 놀려고 하지 않을려나...
눈이 잘 뭉쳐지길래 눈사람을 한번 만들어 보았다.
과연 이리저리 굴리니 쉽게 눈이 뭉쳐져서 점점 커진다.
꽤나 무겁고 크다.
이렇게 쉽게 눈덩어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아래 몸통을 겨우 만들었는데, 이제 그만 들어올 시간이 되었다.
아쉬움을 뒤로 남기고 들어왔다.
서진이는 나보다 더 아쉬운가 보다.
몇번을 들어가자고 해도 정원에 서서 딴전을 피운다.
나중에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그 좋아하는 엘리베이터 타기를 계속 미루기만 한다.
다시 나가고 싶은 모양이다.
내일 다시 나가자고 간신히 설득해서 들어왔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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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가 이제는 제법 잘 걷는다.
17개월 정도 때만 해도 아파트 입구에서 소현초 방향 중간의 배드민턴장까지 걸어가려면 하세월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걸어가는 속도나 별반 차이가 없다.
더구나 그 때는 뭐가 그렇게도 궁금한게 많은지 마치 구역 점검하는 강아지처럼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걸어가야 해서 더욱 시간이 많이 걸렸을게다.
지금은 가끔씩 지나가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인사하는 것 말고는 비교적 딴 짓 없이 잘 따라온다.
다리 힘도 많이 좋아져서 전에는 쉬엄쉬엄 걸었는데, 지금은 중간중간 기분 좋으면 뛰면서 따라온다.
배드민턴 장에 가서 서진이가 가장 즐겨하는 운동은 계단 오르내리기다.
배드민턴 장으로부터 아파트로 바로 가는 나무로 된 계단이 바로 서진이의 favorite course인 셈이다. 일단 이 계단으로 가게 되면 바지도 더려워지고 올라갈때는 손도 짚어야 하기 때문에 손도 더러워지고 가끔 넘어지기라도 하면 옷이 다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가급적 안 데려가려고 하지만 결국은 가게 된다.
오늘은 공을 가져가서 공차기를 좀 시켜볼 요량이었는데, 아직은 공차기가 그리 재미있지 않은 모양이다. 한두번 차고 나면 으례 손으로 잡고 들어서 나에게 가져다 준다. 때로는 지나가는 할아버지에게 주기도 한다.
그래도 비교적 잘 논다. 공차기도 꽤나 잘 하는 편이다. 한참을 엄마 아빠와 공차기를 하고 놀다가 결국은 계단으로 가게 되었다.
몇 계단을 내려가고 나면 다리가 후들거리는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손을 잡고 계단 끝까지 가면 다시 돌아서서 올라간다.
이 계단이 일반 계단처럼 연속해서 계단이 있는게 아니라 중간중간에 있기 때문에 서진이에게는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다.
오를 때도 주로 손을 잡고 오르는데, 손을 잡아 주지 않으면 땅에 손을 짚고 올라간다.
손을 잡고 오를 때에는 무슨 욕심이 그리 많은지 짧은 다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리를 쫙 벌리면서 사이가 제법 긴 계단을 한 걸음씩에 오르려고 한다.
내가 '다리길이 생각 좀 해야지' 했더니 주영이가 '아빠 다리랑 비슷해요'한다.
그렇게 따지면 엄마 다리길이도 거기서 거기지.
암튼 그렇게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쯤 서진이랑 배드민턴을 칠 수 있을려나...
서진이가 남자 애들 못지 않게 운동을 잘 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검도 같은 걸 배워서 시원찮은 남자 애들보다는 힘도 셌으면 좋겠다는게 내 바램이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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