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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빠들에 비해, 나는 서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 중에 서진이를 재우는 일도 내가 많이 했었는데, 생각해 보면 비록 18개월이긴 하지만 그동안 이런저런 변화가 있었다.
서진이를 낳고 병원에서의 이틀밤, 그리고 이후 산후조리원에서의 2주는 다른 사람들이 재워주었기 때문에 아기를 재운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산후조리원에서 돌아온 후부터 아기재우기는 시작되었다.
겨우 18개월이 지났을 뿐이건만 그 때에 대한 기억은 멀기만 하다.
남들은 애가 벌써 18개월이 되었냐고 하지만 (남의 애는 빨리 큰다.) 우리에겐 한 18년은 지난 것만 같다. 그래서인지 처음에 어떻게 재웠는지는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 생각엔 (와이프는 처음부터 안아서 재웠다고 한다.) 그 당시의 서진이는 하루 종일 먹고자고를 반복했던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이렇다할 기억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주로 밤 11시 경에 서진이가 밤잠을 자기 바로 전에 우유 (보다 정확히는 유축해서 병에 담은 엄마의 모유)를 먹였는데, 이 때 이미 서진이는 잠이 들어 있었고 잠결에 항상 우유를 먹었다. 먹고 나면 별 탈 없이 계속 잠을 잤다.
그 때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부모님 없이 둘이 있을 때에도 서진이를 방에 따로 재웠다. 다행히 그 당시에는 항상 속싸개로 싸서 옆으로 눕혀 재웠고, 아기가 특별히 발버둥을 치거나 하지 않으면 처음 자세대로 잠을 잤기 때문에 아무런 사고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다.
밤에 서진이가 깨서 울면 우유를 먹일 시간이라는 뜻이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우유를 들고 가서 먹이고 다시 재웠다. 서진이는 지금도 배가 부르면 잘 잔다. 새벽에 우는 서진이를 달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직도 우유를 먹이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자꾸 먹이기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뭏든 이 때가 제 1기라고 하면 제 2기는 서진이를 안아서 재우면서 시작되었다.
계속 눕혀서 재울 수도 있었는데, 어느 때인가 부모님이 서진이를 안아서 재우기 시작하셨다. 이 때부터 서진이는 안아주지 않으면 잠을 안 자기 시작했다. 나중에 후회한 점 중에 하나이다. 계속 눕혀서 재웠더라면...
아기는 점점 까다로와지기 시작했는데, 조금 지나자 안고서 온갖 종류의 자장가는 다 부르게 되었다. 모짜르트의 자장가를 내가 가장 먼저 불렀었고, 그 다음은 부모님께서 전래 자장가를 부르셨다.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자장 자장 잘도 잔다. 검둥개야 짓지 마라, 꼬꼬닭아 울지 마라...
그러다 서진이에게 틀어 주기 시작한 동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장 인상에 남는 동요는,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샤바샤바 아이 샤바 얼마나 힘들었을까. 샤바샤바 아이 샤바, 1980년생' 뭐 이런 식의 노래다.
이걸 가사를 살짝 바꾸어서 '우리 서진이, 예쁘게 잠도 잘 자네요...' 어쩌고 하면서 불렀다.
그런데 장모님께서 원래 가사가 너무 맘에 안든다고 싫어 하셔서 결국은 전래 자장가로 돌아가게 된다. 서진이가 잠을 잘 안자면 몇 번이고 계속해서 불렀다. 보통 한 10분에서 30분 정도 걸리지 않았나 싶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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