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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엔 유난히도 눈이 많이 오는 것 같다.
덕분에 눈 좋아하는 서진이에게 눈 구경을 실컷 시켜줄 수 있어 좋다.
오늘도 오후부터 내린 눈이 저녁무렵에는 꽤 많이 쌓였다.
집에 좀 늦게 오는 바람에 9시 반경이 되어서야 주영이랑 서진이랑 이렇게 눈구경을 집앞으로 나갔다.
날씨가 따뜻해서일까. 눈이 유난히도 반짝거린다.
자세히 보니 결정의 모양이 그대로 유지되어 있다.
아마도 이 때문에 반짝거렸던 모양이다.
주영이는 눈이 예쁘다고 야단이다. 서진이보다 주영이가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예쁜 눈이라고 한다. 나한테 이렇게 예쁜 눈 보았냐고 물어보길래,
"본 적은 있겠지. 40년이나 살았는데... 기억을 못하는 것 뿐 아니겠어."라고 했다.
내가 들어도 정말 멋대가리 없는 대답이다.
하지만 내가 보아도 참 예뻐보인다.
눈이 쌓인 나무 사이로 가로등 불빛이 비치고, 그 불빛에 내리는 눈결정이 비쳐서 마치 하늘에서 조그마한 빛가루가 쏟아지는 듯 하다.
오랜만에 보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서진이도 모처럼의 외출과 아름다운 풍경 때문인지 무척 즐거워 보인다.
이 눈은 또 쉽게 뭉쳐져서, 주영이와 함께 뭉친 눈으로 던지기 놀이를 했다.
눈을 던지며 놀다 보니 캐치볼이 문득 하고 싶어졌다.
주영이에게 얘기했더니, 곧 서진이가 크면 할 수 있을 거랜다.
과연 그럴까? 그 때쯤 되면 친구들하고만 놀려고 하지 않을려나...
눈이 잘 뭉쳐지길래 눈사람을 한번 만들어 보았다.
과연 이리저리 굴리니 쉽게 눈이 뭉쳐져서 점점 커진다.
꽤나 무겁고 크다.
이렇게 쉽게 눈덩어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아래 몸통을 겨우 만들었는데, 이제 그만 들어올 시간이 되었다.
아쉬움을 뒤로 남기고 들어왔다.
서진이는 나보다 더 아쉬운가 보다.
몇번을 들어가자고 해도 정원에 서서 딴전을 피운다.
나중에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그 좋아하는 엘리베이터 타기를 계속 미루기만 한다.
다시 나가고 싶은 모양이다.
내일 다시 나가자고 간신히 설득해서 들어왔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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