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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와 계신 동안에 서진이가 좀 아팠다. 감기 때문이었는지, 열이 39도까지 오르고 밤에도 일어나서 울곤 했다. 얼굴에 살도 좀 빠져서 헬쓱해 보이고, 힘이 없어서인지 잘 먹지도 않고 잘 놀지도 못했다. 밤에 잠이 깨서 울었을 때는 온갖 먹을 것으로 달래 보았지만 전혀 듣지 않고 마냥 울기만 했다. 1시간 정도를 울다가 다시 아버지 품에 1시간 정도 안겨 있다 간신히 잠이 들었다. 평소엔 아파도 하루 정도 앓고 나면 괜찮아졌는데 이번에는 이틀 넘게 갔던 것 같다. 결국은 병원에서 진찰 받고 약을 타다 먹였다.
그러다 오늘은 비교적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점심도 잘 먹고 오후에도 잘 놀았다. 약을 먹어서인지 낮잠도 두 시간 넘게 잤다. 그러다 저녁이 되자 다시 징징거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요 며칠간 감기때문에 집에만 있었던 것이 답답했나 보다. 그래서 저녁에 서진이를 데리고 아파트 위에 있는 놀이터에 갔다. 이렇게 서진이와 놀이터에 올라간 것이 한 2주 만에 처음인 것 같다. 집 안에서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에도 서진이의 뛰는 속도가 이젠 꽤 빠르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르막길인데도 제법 잘 뛰어서 올라간다.
놀이터에서는 한 쪽 끝에서 반대쪽까지 계속 뛰어서 날 쫓아온다. 그동안 답답해서였는지 평소보다 훨씬 잘 뛰는 것 같다. 놀이터 끝에 있는 계단에 역시나 가자고 우긴다. 계단 내려가기도 예전보다 훨씬 낫고, 올라올 때는 내 손을 뿌리치고 혼자 힘으로 끝까지 올라왔다. 예전에 비해 운동량이 세 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언제 이렇게 자랐나 싶다.
집에 돌아와 물과 우유를 마시고 약도 먹었다. 평소 같으면 업혀서 재웠을텐데 피곤했는지 내 품에서 우유를 먹다가 잠이 들었다. 서진이를 안은체로 한참을 앉아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도 사랑스러울 수 있는지 모르겠다. 놀이터에서 나를 향해 아장아장 뛰어오는 모습을 보면서도 이런 것이 행복이구나 싶었다. 사랑스런 우리 서진이, 오늘 푹 자고 내일은 더욱 건강해지렴. 기침도 빨리 낫고.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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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의 딜레마

학교 2010. 4. 18. 17:44

대학교육의 목표는 무엇일까?
대학교육도 서비스의 일종으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 학생들은 점점 더 쉬운 과목과 내용들을 선호한다. 특히 내가 가르쳐야 하는 프로그래밍 과목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피하고 싶어 하는 과목이다.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대학교육을 본다면 이와 같은 과목들은 사라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즉 고객이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계속해서 제공할 필요가 있는가.
대학이 점차 전문화되어가면서 연구중심대학과 취업중심대학으로 양분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학교는 연구중심대학인가, 취업중심대학인가. 나는 취업진로지도교수를 맡고 있지만, 대학에서의 승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연구점수이다. 더군다나 이 학교는 교수들의 승진요건을 계속해서 까다롭게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취업진로지도를 강요하고 있다.
대학의 목표가 취업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프로그래밍 과목은 반드시 가르쳐야 할 과목이 된다. 최근처럼 자바개발자를 비롯한 프로그래머가 부족한 시점에서는 특히 프로그래밍은 학생들의 취업을 보장해준다.
대학의 목표가 연구라는 관점에 있어서도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은 반드시 필요하다. 최소한의 프로그래밍은 할 줄 알아야 분야가 무엇이든 기본연구수행이 가능하다. 만일 behavioral research라면 적어도 SAS 프로그래밍은 해야 한다. technical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경영대학에서 점차 경영정보학과가 사라져 가는 시점에서 어떤 교수는 이에 맞추어 프로그래밍으로부터 다른 소프트한 학문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교수는 오히려 차별화를 위해 프로그래밍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프로그래밍을 강화하는 것도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대학에서 한 과목의 한 학기 수강시간은 3시간 * 16주이다. 이 중에서 중간 기말고사를 제외하면 14주가 남는데, 일반적으로 의무로 되어 있는 주는 15주이므로 13주 정도가 평균이라고 할 수 있다.
요새 취업전문학원에서는 하루 8시간 주 5일 16주에 걸쳐 자바를 가르친다. 대학의 한학기 강의를 이 기준으로 본다면 일주일 분량 밖에는 되지 않는다. 과연 이 짧은 시간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교수는 과제를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과제를 내는 과목을 학생들이 선택할 리 없다.
결국 학생들에게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한 대학교육은 단순한 소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과목은 전문지식이 없어도, 중간에 몇 주를 빼먹어도, 들을 수 있는 그런 과목이다. 이런 과목의 특징은 깊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듣고 난 후에도 대부분은 학생들에게 체득되어 남아있지 못한다. 마치 다 듣고 나면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들을 때는 재미 있는 잡다한 유머와 같다.
대학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우리나라와 같은 교육구조를 지닌 나라에서는 더욱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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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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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서진

육아일기 2010. 4. 14. 00:28

부모님께서 오신 지 나흘째이다.
서진이는 부모님과 함께 있을 때 발달이 더욱 빨랐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아직까진 큰 변화는 없어보인다.
오늘 집에 오니 서진이가 열이 좀 있었다. 재어 보니 38도.
그래도 별로 아파하진 않아서 그냥 두었다.
소파 등받이를 떼어서 그걸로 미끄럼틀을 만들어 놀았다.
그만 놀자고 하고 등받이를 제자리에 놓으면 서진이가 계속 올라가서 발로 등받이를 떼어낸다.
그러다 등받이에서 나온 오리깃털을 갖고 놀게 해줬더니 정말 좋아한다.
계속 손에 올려놓고 후 불어본다.
재미있는 모양이다.
할아버지가 너무 잘 놀아줘서인지 이제는 아빠를 부를 때도 할아버지 비슷하게 부른다.
예전에는 아빠는 또렷이 아빠라고 부르고, 할아버지는 하비 혹은 하베이 이렇게 불렀는데, 이제는 아빠라고 부르는 대신 자꾸 아베이라고 부른다. 이런...
딱히 놀아줄만한 것이 없어서 그냥 꼭 몇번 안아주고, 높이 들어올리는 것을 몇번 해준 다음에 와서 그냥 할 일을 했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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