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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춥다가 겨우 봄날이 오나 싶었는데, 벚꽃은 벌써 지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서진이와 둘이서 뒷산의 벚꽃길을 산책했다. 이제는 확실히 잘 걷는다. 아니 오르막길인데도 뛴다는 표현이 더 맞을 정도로 잘 올라간다. 벚꽃길을 따라 걷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조금씩 꽃잎이 날린다. 서진이에게 좀 더 많은 꽃잎이 날리는 것을 보여 주려고 꽃나무를 흔들었다. 무수한 꽃잎들이 바람에 날려서 서진이 앞으로 휘날렸다. 서진이는 '우와'하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좋아한다. 이게 꽃잎인지 뭔지는 아직 모르겠지. 그래도 기분은 좋은 모양이다.
오늘 산책은 기분이 좋았는지, 소현초등학교 앞 공터에 갈 때까지 마냥 신이 난 모습이다. 공터에는 서진이가 혼자서 올라갈 수 있을 만큼의 낮은 계단이 있다. 이런, 아차 하는 순간 서진이는 계단에 완전히 꽂혀버렸다. 그 계단만 오르락 내리락 하기를 무려 20여분 그러다 다시 아차하는 순간에 한번 넘어졌다. 거의 한바퀴를 구를 정도였는데 그래도 다행이 다친 곳은 없었고, 서진이도 기분이 좋은 중이어서인지 울지도 않고 바로 일어나 또 계단을 오른다. 결국은 안 될 것 같아서 서진이를 안고 내려가려는데 울면서 떼를 써서 잠시 내려줬다. 혼자 비틀거리는 시늉을 하더니 풀밭 위로 풀썩 넘어진다. 그러더니만 일어날 생각도 하지 않고 계속 누워서 운다. 이 고집쟁이, 사실은 하나도 안 아프면서 아빠한테 떼만 쓰고 있다. 그러다 일어나더니 계속 징징거린다. 공터로 올라가더니 구석에 가서 벽을 보고 서서 계속 울었다. 달래도 소용이 없다. 그대로 한참을 두었더니 혼자서 풀렸는지 또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희희낙락이다.
그대로 한참을 놀았는데, 역시나 목도 마르고 졸렸는지 다시 징징대기 시작했다. 결국은 울고불고 난리인 서진이를 안고 집까지 왔다. 그런데, 이 얌체, 울길래 '서진이 내려서 걸을래' 했더니 그건 또 싫단다. 집에 와서도 졸려서 계속 징징. 결국은 서진이 동영상을 틀어 놓고 서진이가 거기에 정신 팔려 있을 때, 옷 갈아입히고 우유 먹이고 딸기 먹이고 해서 재웠다.
저녁에 주영이를 데리고 뒷산에 데려가서 다시 한번 벚나무를 흔들어 꽃잎을 날려줬다. 꽤나 기분이 좋은 눈치다.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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