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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이어 일주일 만에 또 서진이와 뒷산으로 산책을 나갔다.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서진이는 계단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계단을 뛰어내려와 초등학교 쪽으로 뛰어간 서진이보다 한살 정도 많은 애들 덕분에 서진이와 계단을 벗어나서 초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일요일 오후라 그런지 운동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생각보다 한산해서 서진이와 놀기는 좋았다. 지난 번 율동 공원에서 그네를 탔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서진이가 그네 줄을 꼭 잡고 있어서 그네 태우기가 수월했다. 그네를 꼭 잡은 채로 꽤나 잘 논다. 시소를 태웠는데 역시 겨울에 공원놀이터에서 탔을 때와는 달리 손잡이를 꼭 잡고 꽤 잘 논다.
그러다 미끄럼틀로 갔다. 서진이는 유독 미끄럼틀을 좋아한다. 그런데 여기 미끄럼틀은 초등학생 용이라 그런지 꽤나 높다. 내 키의 두 배 정도? 처음엔 서진이를 들어서 미끄럼틀 중간쯤 부터 타고 놀았다. 약간 겁이 난 듯 했지만 곧 적응한다. 그러다 혹시나 하고 미끄럼틀 계단을 오르게 해 봤다. 어라. 서진이가 자기 힘으로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을 꽤 높아서 오르기 어려운 편이었지만 옆에 손잡이가 있어서 손잡이를 잡고 자기 힘만으로 올라간다. 꽤 높은데 겁이 나지는 않는 모양이다. 오히려 서진이가 혹시나 떨어질까봐 내가 더 겁이 난다. 그 높은 미끄럼틀을 겁도 없이 혼자 탄다. 그러더니 재미를 붙여서 계속 미끄럼틀을 타기 시작했다. 나는 혹시나 서진이가 넘어질까봐 뒤에 바싹 붙어서 같이 계속해서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했다. 놀랍다. 고작 생후 20개월짜리가 혼자서 초등학생용 미끄럼틀을 타다니...
거의 30분이 넘도록 미끄럼틀을 타고 놀다가 겨우 옆으로 옮겼다. 옆엔 보통 계단 높이의 두세배가 되는 계단이 있다. 높이가 서진이 다리 길이보다 훨씬 높다. 그런데도 옆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서진이는 천성적으로 계단이 좋은가 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겨우 20개월인 애가 이렇게 팔다리 힘이 좋은가 하는 것이다.
잠시 후 주영이가 와서 함께 그네를 탔다. 주영이가 우겨서 아까보다 훨씬 높은 높이로 태웠다. 그랬더니 아까보다 훨씬 좋아한다. 집에 갈 생각을 안 한다. 간신히 떼어 내서 이번엔 미끄럼틀로 갔다. 여기서도 미끄럼틀에 완전히 꽂혀서 집에 갈 생각을 안한다. 나중에 우리 먼저 간다고 한 50여미터를 가서 숨어 있었더니 그제사 아빠 하고 쫓아온다. 집에 오는 동안에는 대부분 내 품에 안겨서 왔다. 14KG 정도인데도 이젠 꽤나 무겁다. 집까지 오니 팔과 등이 꽤나 아프다. 집에 와서는 정말 오랜만에 서진이와 함께 목욕을 했다.
서진이가 빨리 크는게 느껴진다. 한 달 전과는 또 많이 달라졌다. 이렇게 예쁜 모습을 보는 것도 오래 가지 않겠지. 오늘 무려 2시간 반이 넘도록 밖에서 놀았는데, 서진이는 그것도 아쉬웠는지 들어오길 싫어 했다. 앞으론 좀 더 자주 데리고 나가야겠다. 이렇게나 좋아하는데...

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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