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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육아일기 2010. 11. 26. 18:46
서진이도 내년이면 벌써 네살이라 어느새 어린이집을 보낼 나이가 되었다.
주영이와 함께 6곳 정도를 돌아다녔다.
생태어린이집(?)은 주변에 산이나 밭이 있어, 애들이 하루 중 상당시간을 밖에서 보내는 장점이 있다.
맨 처음 갔던 곳이 사실은 주영이 맘에 가장 들었었는데, 그 땐 잘 몰랐다.
어영부영 하다가 등록시기를 놓쳐버리고, 다음으로 찾아간 곳들은 시설은 그럭저럭이지만 너무 멀었다.
네살 밖에 안된 애를 30분 넘게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곳으로 보내고 싶진 않았다.
집에서 가까운 곳들은 그냥 평범한 어린이집인데, 이상하게도 원장들이 그닥 맘에 들지 않았다.
프로그램이야 뻔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성의가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도 조금씩 있는 것 같았다.
여러 군데 다니다 보니, 먹거리도 상당히 신경 쓰였다.
어떤 곳은 아예 식단이 없기도 하고, 어떤 곳은 동사무소(?)에서 배포한다는 식단을 그대로 주기도 했다.
그나마 프로그램 면에서나 식단 측면에서나 다른 곳보다 조금씩 좋았던 곳은 위치가 너무 붐비는 곳이라 망설였었는데, 망설이는 동안 또 대기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젠 어디로 보내야 할 지 모르겠다.
잘 안되면 그냥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보내는게 마음 편할 것 같다.
차를 탈 필요도 없고, 그냥 집에 가서 걸어서 데리러 가면 되니까...
서진이를 보면 과연 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을까 싶다.
아직은 너무 어리버리해 보이고, 의사표현도 제대로 못하는데다, 낯을 심하게 가려서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계속 울고 있을 지도 모를 거란 생각이 든다.
좀 더 집에 두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요즘의 서진이는 무섭도록 빠르게 말을 배우고 있다.
지금은 못하는 말이 없는 것 같다.
아침에 밥먹고 잠시 누워 있는데, 터진 풍선을 들고 와서 "아빠가 고쳐줘"했다.
드디어 나도 아이가 생각하는 '뭐든 고칠 수 있는 아빠'가 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그냥 버려야겠다. 가서 이모한테 '사주세요' 해"라고 했더니,
"노란 색으로 사주세요.", "빨간 색으로 사주세요.", "주황색도 사주세요." 이러고 있다.
정말 신기하다...
말을 배우면서 조금씩 사고가 성장하는 것도 재미있다.
얼마 전에는 아침 방송에서 나비를 보더니, 밥먹다가 오이 조각 두 개를 붙여 들고 '나비'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림책을 보여주며 "악어는 어디있어", "멍멍이는 어디있어"하고 묻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서진이가 먼저 얘기해준다. 다만, 너구리는 아직도 낯선가 보다. 항상 여우라고 한다.
어제는 서진이랑 자려고 누워서 "아빠 자장가 불러줘" 했더니,
"자장 자장 우리 아빠, 멍멍개야 짖지 마라, 꼬꼬닭아 울지 마라" 하며 자장가를 불러줬다.
자기 전에는 항상 꼭 안아달라고 하고, 자다가 깨도 안아달라는 말을 한다.
이렇게 행복한 나날들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가끔은 겁이 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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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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