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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목요일엔가 맥길에서 걸어서 서진이 학교로 가던 중 뛰어가는 사람을 봤다.

그래 나도 뛰어볼까? 농구시합도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으로 같이 뛰어봤다.

하지만 결과는 두 블럭도 못 가서 뒤처지고 그 이후로는 그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뛰다 걷다 하면서 서진이 학교까지 갔는데, 서진이랑 같이 가방 가지러 건물 안으로 갔더니 땀이 줄줄...

서진이 빨리 보고 싶어서 뛰어왔다고 했더니 서진이가 물통에 남은 물을 먹으며 무척 미안해했다.

아빠는 어른이라 참을 수 있어서 괜찮다고 했는데도 자기가 남은 물을 다 먹은게 정말 미안했나보다.

다음 날 서진이를 데리러 갔더니 물 한통을 그대로 남겨뒀다.

아빠 주려고 일부러 학교 물만 먹었다고 한다.

가끔 서진이는 나를 깜짝 놀라게 한다.


얼마 전 서현이를 야단치고 잠시 후에 서현이에게 "아빠 사랑해" 했더니 안 사랑한단다.

"아빠가 야단쳐서 그래?"하고 물어보니 응 하는데, 서진이가 옆에서

"난 아빠가 화내도 조금 지나면 다시 아빠 사랑하게 돼"라고 한다.


서진이는 보면 볼수록 예쁘다.

어떻게 나한테 이런 딸이 왔나 싶다.

가끔 기분이 안 좋으면 막무가내로 떼를 쓰지만, 그래도 이렇게 나를 놀라게 하는 서진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서현이는 엄마를 좋아한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나를 찾아와서 잠깐 안기고 간다.

밤에도 내가 재울 때, "서현이 잘 자"하면 "응, 아빠 잘 자"라고 하고,

"사랑해" 하면 "응 아빠 사랑해"라고 말한다.

"I love you"라고 말하면 그것도 열심히 따라한다.


서진이, 서현이는 그냥 것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귀엽고 감동을 줄 때가 있다.

이 둘을 볼 때마다 항상 놀란다.

사랑하는 마음이 저절로 마구마구 샘솟는다고나 할까.


아, 또 며칠 전 자기 전에 서진이에게 광교 집과 여기 중 어디가 좋냐고 물었더니 여기가 좋다고 한다.

왜냐고 물었더니 세 가지가 더 좋단다.

첫째는 학교가 좋다고 한다.

한국은 학교에서 어려운 숙제를 많이 내주는데 여기는 쉽다고 해서 "한국에서 학교 안 다녔는데 어떻게 알아?" 했더니,

초등학교 다니는 서연이 언니한테 들었단다.

둘째는 도시가 좋다고 한다.

도시의 뭐가 좋냐고 하니 놀이터가 좋단다. 광교에도 놀이터 많이 있지 않아? 하고 물어보니 거기보다 여기 놀이터는 재미있는 것이 더 많다고 한다. 이건 정말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놀이터는 아이들을 위한게 아니고 사실 아파트에 액세서리 조경으로 생색만 낸 것에 불과하긴 하다. 

이것들로 정말 아이들이 안전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은 별로 해 보지 않은 것 같다.

셋째는 수영장이 있어서 좋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는 영어를 해야 하니까 힘들지 않니?"라고 물었더니,

"영어는 배우면 되지. 그리고 나 이제 영어 잘 해"라고 한다.

우리 이쁜 서진이, 아빠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구나.

아빠는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항상 긴장 상태인데...

거기에 자신감까지.

서진이는 가만히 두기만 해도 잘 자랄 것 같다.

내가 괜히 끼어들면 오히려 방해만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1년 동안 아이들이 행복하게 지내다 가면 좋겠는데,

그게 너무 과하면 한국 가서 힘들어하지 않을까 싶어 또 고민이다.


이래저래 아빠는 고민만 많구나. 즐기지는 못하고... 

서진이 만큼만 똑똑해도 좋았을텐데...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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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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