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주영이를 제외한 온 가족이 감기로 고생이다.
아마도 내가 맨 처음 걸렸던 것 같고 나에게서 서진이로 다시 장인, 장모님으로 옮겨갔다.
오늘은 온 가족이 다 병원엘 다녀왔다.
보통은 아기가 감기에 걸릴까봐 전전긍긍하게 마련인데 우리집은 서진이가 워낙 건강해서인지 그닥 걱정하는 편은 아니다. 이러다 큰코 다칠 날이 올까봐 걱정이긴 하지만...
이번엔 서진이가 기침을 제법 한다.
감기에 걸린 첫날엔, 기침을 하는게 어색하고 겁이 났었는지 서진이가 조금 보챘다.
전화를 받고 집에 와서 조금 있으니 내 품에 안긴 채로 한참을 울었다.
아마 속이 좀 안 좋았었나 보다. 나도 감기가 걸리면 먼저 소화가 잘 안되고 배가 아프곤 했다.
서진이를 안고 달래는 동안 서진이가 방귀를 너댓번 뀌고 나서는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았다. ^^
예전부터 아플 때는 내가 안아주곤 해서 그런 것인지, 내 품에서 떠나려고 하질 않았다.
별 일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서진이가 그렇게 아파서 울면 사소한 것에도 가슴이 미어지는 듯하다.
하지만 역시 서진이는 건강하다. 하루가 지나고 나니 가끔 기침을 하면서도 아무 일도 없는 듯이 놀기에 바쁘다.
나도 이젠 조금 건강해진 것 같다. 감기에 걸리고도 심하게 앓진 않았다.
예전에 비해 잠을 자고 일어나서 그리 피곤을 느끼진 않는다. 잠이 부족하단 생각은 들지 않는 것 같다.
앞으로도 바쁘더라도 운동은 계속 해야지...
서진이가 말을 많이 배워서 이젠 혼자서 제법 잘 떠든다.
그 중에는 말이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아니면 내가 잘 못 알아들을 수도 있겠지.
자기 의사 표현도 꽤 한다.
시러, 안 해, 바꿔, 등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안방에서 잠을 잔 지가 꽤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서진이를 재울 때는 서진이가 항상 안방으로 가고 싶어한다.
침대가 푹신해서 좋아하는 것일까.
며칠 전에는 밤에 그만 가서 자라고 했더니, 내 손을 잡고 "따라 와"하고는 거실로 날 데려갔다.
그리고는 쿠션을 두 개 가져다가 자기가 하나 베고 누운 다음에, 나더러 옆에 같이 누우라고 했다.
7월에 같이 거실에서 많이 잤기 때문인 것 같다.
장인께 서진이를 맡겨서 재울 때마다 마음이 짠하다.
오늘은 서진이가 잠을 깼을 때 옆에서 보고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 서진이의 얼굴이 한편으로는 너무 예뻣고, 한편으로는 역시나 짠했다.
가능하다면 내가 데리고 자면 좋을텐데...
"내일바"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서진이의 모습은 왠지 안스러워 보인다.
미안하다. 서진아.
아빠가 좀 더 건강해지면 매일 서진이랑 같이 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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