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서진이 블로그의 최고 애독자는 누구
네오소나
2010. 4. 23. 20:26
정말 누구일까? 나일까, 아니면 주영이일까, 그도 아니면 할머니, 할아버지? 어쩌면 근혜가 가장 많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광팬이 한명 있다. 두둥~. 다름 아닌 서진이 자신이다. 집에 가면 서진이가 나를 끌고 가장 많이 가는 곳이 서재이다. 먼저 아빠~ 하고 다정하게 부르면서 내 의자를 툭툭 친다. 예전엔 의자에서 하는 일이 다양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항상 서진이를 의자에 앉혀주곤 했다. 하지만 요새는 의자에 앉자 마자 또 아빠~ 하고 부르면서 노트북을 툭툭 친다.
노트북을 켜서 다른 것을 할라 치면 (예를 들어 와싸다잉) 달려 들어서 먼저 키보드를 마구 두드리거나 나를 흉내내서 마우스를 이리저리 굴린다. 그럼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곳이 서진이 블로그이다. 서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역시 동영상!
블로그에서 서진이 동영상을 하나씩 틀어준다. 자기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서진이 표정이란! 다른 등장인물이 등장하면 하나씩 이름을 부른다. 아빠, 엄마, 함머니 (함민에서 많이 발음이 좋아졌음), 하베이 혹은 하바이. 기분이 아주 좋아지면 일어나서 화면을 손가락으로 마구 찌른다.
재미 있는 것은 기분이 좋으면 보다 말고 동영상에서 본 자신의 행동을 따라한다는 것이다. 부엌에 숨어서 숨바꼭질을 하는 장면이 나오자 갑자기 의자에서 내려달라고 한다. 아, 이제 좀 지겨워졌나 보다 했더니, 왠걸 부엌에 가서 숨는 걸 몇번 해보고 다시 돌아온다.
20개월 짜리 아이가 자기 블로그에 이렇게 열광하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벌써부터 컴퓨터를 오랫동안 보는게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앞으로는 가급적 보여주는 것을 제한하려고 한다. 아이는 부모가 혹은 주변사람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게 마련인데, 이제부터 집에서는 책을 읽던가, 아니면 가벼운 운동을 하던가, 혹은 그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주영이랑 간단한 게임이나 놀이를 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겠다. 예전에 보았던 아이와 놀아주는 방법이란 책을 다시 숙독해야겠다.